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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도 인정한 학문적 자유"…'위안부는 매춘' 류석춘, 재차 피력

이용성 기자I 2021.03.12 19:57:59

서울서부지법 12일 '명예훼손' 류 교수 2차 공판
류 교수 "학문적 자유 인정해야"

[이데일리 이용성 조민정 기자] 강의 도중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발언을 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류석춘(65)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학문의 자유”라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강의 중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의 일종’이라는 언급을 해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가 지난 1월 15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보미 판사는 12일 류 교수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 시작 전 기자들과 만난 류 교수는 “하버드대학 총장도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학문적 자유라고 했다”며 “(나의 주장을) 학문적 자유로 인정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램지어 교수는 ‘태평양 전쟁에서의 매춘 계약’이라는 논문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가 강제로 동원된 성 노예가 아닌 자발적 매춘부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로렌스 바카우 하버드대 총장은 지난달 “대학 내에서 학문의 자유는 논쟁적인 견해를 표현하는 것을 포함한다”라는 취지로 램지어 교수를 옹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법정에서는 류 교수를 고소·고발한 시민단체 대표와 정대협 관계자 등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증인으로 나선 이들은 “피해 사실을 없던 것처럼 왜곡해서 얘기하는 것이 학문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됐다”며 “모든 성폭력 피해와 마찬가지로 피해자의 증언이 가장 중요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에 류 교수는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증언에 대해 “폭력과 사기를 주도한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일본 국가권력이나 군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민간에서 이용수 할머니를 상대로 사기를 치고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류 교수는 지난 2019년 9월 연세대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 도중 약 50여명의 학생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매춘에 종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됐다”며 “정대협이 일본군에 강제 동원된 것처럼 증언하도록 위안부 할머니들을 교육했다”고 발언해 구설수에 올랐다.

류 교수는 또 “정대협 임원들이 통합진보당 간부들이며 북한과 연계돼 있어 북한을 추종하고 있다”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정의기억연대와 서민민생대책위원회 등은 같은 해 9월 24일 류 교수를 명예훼손·모욕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 사건을 맡은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해 3월 31일 류 교수를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해 10월 류 교수를 재판에 넘겼다.

다음 공판기일은 4월 21일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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