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떠나는 노영민 “최고의 대통령 모신 2년…보필 못해 죄송”

김영환 기자I 2020.12.31 17:23:05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2년간 청와대 생활 소회
”文대통령, 편견없는 합리성 미래비전 가진 분"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31일 청와대를 떠나며 “빙동삼척 비일일지한(氷凍三尺 非一日之寒)”이란 중국 고사성어를 인용했다. 부동산 논란과 코로나19 백신 확보 문제 등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에 대한 소회로 읽힌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 신임 비서실장인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입장한 뒤 인사말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노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임 유영민 비서실장 및 신현수 민정수석 임명을 직접 발표한 뒤 “한 말씀 드리겠다”라며 이 구절을 인용했다.

노 실장은 “세척의 얼음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뜻”이라며 “세척이면 1미터인데 이 1미터의 얼음이 하루의 추위로 만들어진 게 아니듯 하루의 따뜻함으로 녹일 수도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문제는 그 뿌리가 깊어 인내심을 갖고 지혜를 발휘해 대응해야 해결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말”이라고 부연했다.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면서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 정부 정책에 대해 아쉬움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노 실장은 또 “최고의 대통령을 모신 지난 2년은 참으로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고 뒤를 돌아봤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편견없는 합리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애정, 역사의 진보에 대한 신뢰, 그리고 이 모든 것에 기반한 미래 비전을 가진 분이었다”라고 했다.

아울러 “비서실장으로서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책임도 매우 크다는 것 때문에 죄송스럽다”고도 고개를 숙였다.

한편 노 실장과 함께 청와대를 떠나는 김종호 민정수석은 “코로나 발생 등 엄중한 시기에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소관 분야 주무 수석으로 마땅히 책임지는 것이 도리”라고 했다. 올해 내내 이어졌던 ‘추-윤 갈등’ 등을 가리키는 발언으로 보인다.

김 수석은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았으나 권력기관 개혁의 제도적 완성 시기에 함께해 영광”이라며 “후속 조치가 차질없이 완수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