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치별로 3년물 1200억원 모집에 1880억원, 5년물 300억원 모집에 1070억원이 모집됐다. 모집금액으로는 전체적으로 2배에 가까운 자금이 몰렸으나 민간채권평가사(민평) 금리보다는 높은 금리를 써내, 수요예측 흥행에는 실패했다는 평이다.
호텔롯데는 3년과 5년 만기 회사채 개별민평 수익률의 산술평균에 -30bp~+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으나, 모집물량은 각각 +25bp, +15bp에 채웠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호텔롯데가 수요예측 완판에는 성공했으나 기관투자가들이 높은 금리에 주문을 넣었다”며 “호텔업이 코로나 피해 업종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투자행태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신용평가사들은 호텔롯데의 주력사업인 호텔·면세점 사업의 영업실적은 소폭 개선됐으나, 본격적인 회복 시점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이동선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2020년 초 국내외 코로나19 확산 이후 월 800만명에 달하던 국내 공항 국제선 여행객수는 월 20만명 내외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최근까지 회복 속도가 매우 더딘 상황이다”이라며 “면세점 부문의 경우 중국 국적의 중간소매상을 중심으로 대량 구매가 이뤄짐에 따라 매출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중국 중간소매상에 대한 송객 수수료 경쟁 등을 감안할 때 영업수익성을 큰 폭으로 회복하기에는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또 호텔 부문 또한 백신 접종과 국내 여행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2021년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으나, 높은 고정비 부담으로 인해 여전히 영업적자를 나타내고 있으며,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등으로 인해 영업실적의 본격적인 회복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호텔롯데는 최근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5년물이 3년물보다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점을 감안해 모집액 또한 조정했다. 애초 예정된 모집액은 3년물 1000억원, 5년물 500억원이었으나 각각 1200억원, 300억원으로 변경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호텔롯데가 5년물이 수요예측에서 약세를 보이는 점을 감안해 규모 자체를 작게 배분했다”며 “미매각이 날 정도는 아니나 최근 금리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수요가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SK인천석유화학(A+)은 3년물 700억원 모집에 2050억원이 몰렸으나 5년물의 경우 800억원 모집에 820억원의 매수 주문으로 겨우 물량을 채웠다. 금리는 각각 +10bp, +29bp에 낙찰됐다. SK인천석유화학도 금리밴드는 -30bp~+30bp로 제시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1월 금통위 이후 금리 상승의 압박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더 커지면서 회사채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투자의사를 보이고 있지 않다”며 “연초효과가 회사채 수급 불균형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