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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머스탱 사고' 10대 운전자 중형..."연인 잃게 한 '소년'"

박지혜 기자I 2019.05.29 15:35:37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른바 ‘대전 머스탱 사고’를 낸 10대가 법원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29일 대전지방법원 형사6단독 문홍주 판사는 지난 2월 대전에서 무면허로 차를 몰다 2명의 사상자를 낸 A(17)군에게 단기 4년, 장기 5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동승자인 B(17)군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내렸다.

검찰은 “A군이 4회의 무면허 운전 경력이 있고 사고를 내기 6일 전에도 무면허 운전으로 단속됐지만 또다시 무면허 운전을 해 과실이 중하다”면서 “피해자 유족이 엄벌을 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장기 6년 단기 4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B군도 A군과 마찬가지로 4회의 무면허 운전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문홍주 판사는 “피고인이 경솔하고 무책임한 행동으로 1명이 목숨을 잃고, 1명이 중상과 사랑하는 연인을 잃어 그 정신적 고통이 얼마만큼인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면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금전적인 보상 노력을 하지 않았고, 소년보호처분을 수차례 받았음에도 자숙하지 않고 범행한 점을 고려해 소년이라는 이유로 기회를 주는 것이 마땅치 않다고 판단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지난 2월 10일 오후 대전에서 A군이 몰던 검은 머스탱 차량이 앞서가던 차량을 추월하다 중앙선을 넘어 인도 쪽으로 돌진했다. 이 차량은 당시 손을 잡고 걸어가는 박모(28) 씨와 조모(29) 씨를 덮쳤다. 이 사고로 박 씨가 숨지고 남자친구인 조 씨는 크게 다쳐 의식을 잃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선생님인 박 씨와 창원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는 조 씨는 몇 년 전 여행 중 알게 돼 호감을 갖고 있다가 연인으로 발전해, 중간 지점인 대전에서 만났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지인이 빌린 차량을 무면허로 몰고 나왔다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 머스탱 사고’ (사진=JTBC ‘뉴스룸’ 방송 캡처)
당시 10대 무면허 운전으로 인한 연인의 안타까운 이별에 누리꾼은 분노를 나타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미성년자 무면허 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달라는 청원이 잇따라 올라오기도 했다.

도로교통법상 면허 없이 운전하다 사망 사고가 나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한다. 그런데 미성년자의 경우, 처벌을 아예 받지 않거나 수십만 원 정도의 벌금형에 그친다. 배상 책임 역시 미성년자 본인이 아닌 부모에게 돌아간다.

전문가들은 미성년자 무면허 운전 사건은 가정법원에 보내 청소년 참여법정 제도를 적극 활용, 스스로 경각심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한순간의 호기심이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교통안전에 대한 조기 교육도 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A군은 이번에 소년법을 적용받아 단기 형을 마친 4년 뒤 출소 여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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