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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원짜리 ‘베네수엘라産 윈도10’…MS, 전량 환불 조치할듯

정병묵 기자I 2016.12.26 15:49:47
베네수엘라 MS 스토어에 공지된 ‘4300원짜리’ 윈도우10 프로 운영체제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주말 사이 남미 베네수엘라 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우10’ 대란이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베네수엘라의 경제위기, 화폐개혁에 따라 볼리바르(BsF) 환율이 폭락, 한국에서 30만원이 넘는 ‘윈도우10 ’이 베네수엘라 MS 스토어를 통해 단돈 4300원에 판매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MS는 제품을 전량 취소할 방침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MS 스토어는 새 PC 운영체제(OS) ‘윈도우10 프로’ 버전을 2299볼리바르에 판매한다고 공지했다. 2299볼리바르는 한국돈으로 약 4300원. ‘윈도우10 프로’의 한국 출고가는 31만원이다.

뽐뿌, 클리앙 등 국내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몇천원에 윈도우10을 살 수 있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구매에 성공했다는 이용자들이 줄을 이었다. 윈도우 OS는 과거처럼 CD를 통해 판매되는 것이 아닌 결제 후 웹에서 다운로드해 설치, 사용하도록 했기 때문에 베네주엘라 MS 스토어에서 구매한 제품도 한글로 바꿔 사용하면 된다.

그러나 구매자들은 26일 잇달아 MS의 환불 요청 이메일을 받고 있는 중이다. MS는 “베네수엘라에서 MS 스토어는 해당 국가 또는 지역에 거주하는 고객이 사용하기위한 것”이라며 “구매를 완료하려면 해당 국가 또는 지역 내에서 유효한 결제 주소와 배송이 있어야 하며 구매는 위의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이어 “72시간 내에 구매 및 취소 라이선스를 반환하고 3~7일 내에 환불할 것”이라며 “이미 제품이 설치돼 있는 경우 고객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으며 삭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황당 사건이 발생한 것은 베네수엘라의 경제위기에 따른 화폐개혁 때문이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4일 기존 최고액권이었던 100볼리바르 지폐 유통을 중단하고 새로운 지폐 6종을 발행하기로 했다. 100볼리바르를 열흘 안에 신권으로 모두 바꾸도록 했으나 신권이 넉넉히 준비되지 않아 폭동이 발생하는 등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게다가 베네수엘라 정부의 환율정책이 혼선을 빚으면서 공식 환율과 시장 환율 간 괴리가 생기고 있다. 26일 베네수엘라 정부 공식 환율에 따르면 1달러는 10볼리바르다. 그러나 현재 시장에서 1달러는 647볼리바르에 환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윈도우 10 프로’ 가격 2299볼리바르를 시장환율로 환산하면 약 230달러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가격이다. 결국 정부 공식환율과 격차가 크기 때문에 이러한 해프닝이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MS는 이러한 경로를 통해 구매한 경우 전부 환불조치 할 것으로 전해진다. 안내 메일 발송도 개인 차가 있을 뿐 베네수엘라 MS 스토어에서 구매한 모든 고객에게 발송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에서 제품을 1개가 아닌 수백, 수천개를 구매했다는 소비자도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한국MS 측은 “본사와 관련 정책에 대해 협의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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