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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정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할까[궁즉답]

장영은 기자I 2022.02.14 15:57:44

바이든 대통령 "이르면 16일 러시아 침공 시작"
침공 위해선 먼저 명분 만들고 사이버전 병행 가능
우크라에 직접 파병보단 무기·교관 지원 가능성↑
미, 신설 가스관 중단 등 '고통스러운 제재' 예고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Q : 우크라이나 사태가 연일 급박하게 흘러가는 모양새인데, 러시아는 정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할까요.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A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면전의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드러난 정황상 러시아가 언제든 침공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열쇠’를 쥐고 있는 푸틴 대통령 본인도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여러가지 가능성을 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러시아 침공 시나리오를 미리 공개함으로써 러시아가 실제 행동에 나서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AFP)
◇“16일에 러시아 공격 시작될 것”…“하이브리드 전쟁 이미 시작”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유럽 정상들과 가진 화상회의에서 “이르면 16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물리적 공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후 미 언론을 비롯한 외신들은 일제히 러시아가 오는 16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검토하고 있다고 타전했습니다.

이전부터 미국에서는 이달 중순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가 지속적으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이 직접, 그것도 특정 날짜를 못 박아 이야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황이 훨씬 급박한 것이 아니냐는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13일(현지시간)에는 러시아가 이미 하이브리드(hybrid) 전쟁을 위한 행동에 나섰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과 경제적 혼란, 가짜 폭탄 위협 등을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혼란에 빠뜨리려는 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겁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병합했던 때 자작극을 벌여 침공의 명분을 마련하고 우크라이나 내부로부터 위기를 조장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지적합니다. 공포를 일으키고 불만과 시위를 조장해 우크라이나를 내부에서부터 무너트리려고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는 러시아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제재를 피하면서도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는 전형적 수법이라는 설명입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군대를 이용한 전면적인 침공보다는 이같은 불안 조성 행동을 지속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습니다.

전면전을 벌이기로 작정한다면 명분을 먼저 만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서방에서는 친러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내전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접경지역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가 내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먼저 공격하거나 상당한 규모의 교전이 발생할 경우 러시아가 개입할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지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북쪽 국경과 맞닿은 벨라루스에 군사력을 배치하고 연합훈련을 벌이는 등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사진= AFP)


◇금융·수출 등 전방위적 경제제재…美 직접 참전 가능성은 낮아

어떤 이유로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침공한다면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를 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통스러운 제재’를 공언한 바 있고, 관련 준비도 다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제재는 수출과 금융부터 푸틴 대통령에 대한 독자 제재에 이르기까지 범위도 넓고 전례 없이 강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우선 최근 나온 것 중에서는 지난주 열린 미국과 독일 정상회담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거론한 ‘노르트스트림2’ 가동 중단이 있습니다. 노르트스트림2는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직통 가스관인데, 러시아에 대한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독일에도 타격이 크겠지만 수출을 하는 러시아에도 큰 손실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 개인에 대한 제재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미국 내 자산 동결이나 입국 금지 등 다양한 제재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또 러시아 은행이 달러화를 결제할 수 없도록 하는 초강력 금융제재와 미국 반도체 기술을 활용한 모든 제품을 러시아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이른바 ‘화웨이식 제재’도 준비 중입니다.

영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직접 관련된 기업뿐 아니라 러시아 정부와 연결된 기관과 러시아 정부에 경제적·전략적으로 중요한 기업, 소유자, 임원, 이사들도 제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는 15일 방러를 앞둔 독일도 구체적인 제재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시 “즉각적인 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이 단합된 입장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만약 전쟁이 벌어진다면 미국이 직접 전쟁에 가담할 것인지도 관심사인데요. 현재로선 후방 지원과 이후 경제적 제재를 통한 징벌에 초점이 맞춰질 공산이 큽니다.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 국가이면서 현재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국이 아니기 때문에 참전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자칫 세계대전으로 번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미국이 참전하기는 힘든 상황이기도 합니다. 미국도 현재 우크라이나 인근 국가로 군대와 무기 등을 추가 배치하곤 있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적인 군병력 파견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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