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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이 화천대유 실소유주?…묻지마 폭로에 멍든 SK

김상윤 기자I 2021.09.29 16:37:14

명확한 연결고리없이 의혹 제기 난무
사실과 달리 근거없는 의혹부풀리기 우려

지난 24일 경기도 성남시청 인근 교차로에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기도의회 의원과 국민의힘 지역 당협위원장 이름으로 상반된 의미를 담은 현수막이 함께 걸려 있다. 현수막 너머로 성남시청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시행사인 ‘화천대유’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초기 자금을 지원한 인물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으로 확인되자 화천대유의 실소유주가 최 회장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연결고리’가 드러난 게 없는 상황에서 대선판이 상대방을 죽여야 사는 ‘오징어 게임’처럼 흐르자 사안의 본질 규명과 무관하게 기업인들에게 유탄이 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지난 27일 유튜브 방송과 페이스북 등을 통해 SK그룹과 최태원 회장에 대해 허위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한 전모 변호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하지만 화천대유에 최 회장 관여설은 정치권을 통해 재확산되고 있고, 일부 시민단체도 실체 규명에 대한 조사를 검찰에 요구했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에서 최 회장이 거론되는 이유는 이렇다. 화천대유는 2015년부터 대장동 사업의 종잣돈을 위해 투자자문사인 킨앤파트너스로부터 351억원(연 6.9%, 추후 25%로 변경)을 빌린다. 킨앤파트너스는 이 돈을 ‘개인3’이라는 투자자로부터 400억원(연이율 10%)을 대여해서 만들었다. ‘개인3’이 바로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다.

하지만 유탄은 갑자기 최 회장으로 튀었다. 전모 변호사가 페이스북과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대장동 사건은 SK관련자들이 연루된 ‘SK게이트’에 가깝고, 화천대유의 실소유주가 최 회장일 것이라는 등 주장을 하면서다. 화천대유가 곽상도 의원의 아들에게 지급한 50억원의 퇴직금은 최 회장이 준 대가성 뇌물이라거나 최 회장이 측근을 통해 사면 로비를 했다는 내용이다. 이런 내용은 유력 정치인 등을 통해 확대 재생산됐고 검찰 고발까지 이어졌다.

문제는 최 회장와 화천대유의 연결고리는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사면 로비 대상으로 지목한 곽상도 의원은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 2월~8월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다. 최 회장은 2014년 2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기 때문에 형 확정 전에 사면로비를 한다는 게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

여기에 박영수 특검이 최 회장을 불기소 처분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최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요구로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분담금의 성격을 놓고 참고인 조사를 받았지만, 조사 주체는 박영수 특검이 아닌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

특수본은 2017년 3월 박 특검팀에게서 수사를 인계받은 후 재단에 출연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했지만, 최 회장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SK가 전경련 분단금 형식으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자금 외에 별도의 추가 출연에 대해서는 SK가 거부했기 때문에 뇌물공여죄를 적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근거없는 의혹 부풀리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배경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선판이 과열되면서 의혹 실체를 찾기 보다는 다른 희생양을 찾고 있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화천대유` 특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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