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수용, 시진핑 예방 여부에 촉각…김정은 노림수는?

장영은 기자I 2016.06.01 16:30:45

리수용 방북 첫날 쑹타오 대외선전부장과 회담
시진핑 주석 예방 여부에 촉각…정상회담 등 추가 북중 고위급 접촉 타진 가능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지난 31일 중국을 전격 방문한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방중 행보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국에 도착한 첫날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회담을 한 리 부위원장이 둘째날인 1일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예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언제가 됐든 리 부위원장이 시 주석을 만날 경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거나, 김 위원장의 방중을 타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표면적으로 이번 방중은 지난달 초 열린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의 후속조치 차원이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리수용의) 방중 목적은 제7차 노동당 대회와 관련한 사항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에 북한과 중국 사이에 있었던 당 대 당 차원의 관례적 교류”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 리 부위원장의 방중이 북중 관계 회복과 국제사회회에서의 고립 탈피를 위한 중요한 외교적 목적을 띠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당대회를 통해 밝힌 우호국들과의 관계 개선을 이행하는 동시에 당대회 준비로 주민들 사이에 쌓여 있는 피로감과 불만을 외교적인 성과로 무마시켜 내부결속을 다질 수 있는 계기다. 대외적으로도 제재의 효과가 없다는 점을 과시하고 제재 국면을 전환 시켜야 한다는 필요성을 웅변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특히 올해는 7월 중국 공산당 창건 95주년과 북중우호조약 체결 55주년 기념일이 있어 북중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는 동력이 있다. 대북 제재 국면인만큼 정부 대신 당이 나서는 모양새도 연출이 가능하다.

현재까지 분위기로는 이같은 시나리오가 전혀 허황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리수용의 이번 방중은 당연히 북중간의 사전 조율에 의해 성사된 것”이라면서 “올해가 중국 공산당 창건 95주년, 북중우호조약 체결 55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에 이르면 8월, 늦으면 10월쯤에 김정은의 방중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31일 리 부위원장과 쑹타오 부장과의 회담 분위기 역시 상당히 우호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 대외연락부는 발표문을 통해 “북한은 제7차 노동당 대회 상황을 설명했다”면서 양측이 북중 간 전통적 우의를 소중히 여기고 양당 간의 교류·협력을 강화키로 했다고 소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리 부위원장이 회담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강조했고 이에 대해 쑹타오 부장이 “중국 당과 정부는 김정은 위원장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조선노동당과 인민이 자기의 실정에 맞는 발전의 길로 나가는 것을 확고부동하게 지지한다”고 화답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현재 안보리 제재에 동참하고는 있지만 그 이전에 이른바 ‘한반도 3대 원칙’을 통해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계속해서 강조해 왔다. 또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2월 북한이 장거리 미로켓(미사일)을 발사항 이후,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동시에 논의하는 이른바 ‘왕이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북한측이 어느 정도 태도 변화만 보여준다면 북중 정상회담도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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