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첨단소재에 달린 조현상號 독립경영 성패

김성진 기자I 2024.03.04 16:17:27

신설지주 매출 절반이 첨단소재서 발생
타이어코드 사업 의존도 낮추기 과제
탄소섬유·아라미드 포트폴리오 다변화 속도
연평균 3000억 CAPEX와 이자비용 부담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조현상 부회장이 효성그룹 인적분할 후 독자 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큰 가운데 독립의 성패를 가를 핵심 업체로 효성첨단소재가 꼽힌다. 연매출 3조원이 넘는 효성첨단소재는 조 부회장이 이끌 신설 지주사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할 전망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타이어코드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탄소섬유 등 신사업을 얼마나 빠르게 성장시키느냐가 관건으로 여겨진다.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 전주공장(사진=효성첨단소재)
4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오는 7월1일 ㈜효성과 신설법인인 ㈜효성신설지주의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된다. 신설 지주사는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효성첨단소재를 비롯해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효성토요타, 광주일보, 홀딩스USA, 비나 물류법인 등 총 6개 계열사를 거느리게 된다. 이번 인적분할은 사실상 그룹 계열분리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그동안 형제 경영을 해온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각자 독립경영에 나서기 전 사전작업으로 해석된다.

조 부회장이 이끌 신설 지주사의 명운은 효성첨단소재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효성첨단소재는 현재 효성중공업, 효성티앤씨, 효성화학과 함께 효성그룹을 떠받치는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효성첨단소재의 주력 사업은 타이어코드로, 지난해 전체 매출 3조2024억원 중 절반이 넘는 1조8062억원이 바로 이 사업에서 발생했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책임지는 ‘보강재’로 타이어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소재다. 1968년 국내 최초로 나일론 타이어코드 생산을 시작한 효성첨단소재는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부문에서 세계 1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교체용(RE) 타이어 수요 둔화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하며 영업이익률이 2022년 8.2%에서 지난해 5.4%로 하락했다.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사업을 성장시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조 부회장의 주요 과제로 지목되는 이유다.

탄소섬유와 기존 타이어코드 설비투자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것은 다소 부담이다. 업계에서는 효성첨단소재의 연평균 설비투자(CAPEX) 규모가 3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역시 304.5%로 연간 이자비용도 700억원 안팎에 달한다.

효성첨단소재 관계자는 “아라미드와 탄소섬유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타이어코드 사업 실적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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