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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기' 신한금융 한동우號..과제는?

김보리 기자I 2013.12.11 22:07:52

한 회장, 뚜렷한 경쟁구도 없이 차기 회장 내정
신한금융 짊어질 차기 먹거리 창출 등 과제도 산적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현 회장이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연임됐다. 김기영·남궁훈·고부인·권태은·필립 아기니에 사외이사 등 5명으로 구성된 회추위는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에 한 회장을 내정했다. 회추위원들은 지난 2010년 경영진간 고소고발 사태로 얼룩진 신한 내분사태가 아직 완벽히 아물지 않은 것으로 판단, 이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한 회장이 연임해 조직을 연속성있게 이끌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지난 2011년 3월 취임한 한 회장은 연임에 성공하면서 아직도 남아 있는 신한 내분사태의 종결과 새로운 수익성 창출 등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탕평인사·탄탄한 실적·따뜻한 금융 등 인정받아

한 회장은 11일 회추위에서 사실상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다. 한 회장은 그동안 3년간의 탄탄한 경영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후보로 굳어졌다. 한 회장은‘신한사태’ 이후 분열된 조직을 추스르며 기초 체력이 강한 ‘신한’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융에 대한 비전 제시가 탁월했다는 평가다.

김기영 회추위원장은 “신한사태 이후 3년으로 수습이 어려운 사안이 있어 한 회장의 영속성이 조직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면서 “한 회장의 경우 금융의 시장가치를 높여서 고객에게 수익을 주고 이것이 생활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기업과 산업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금융의 가치 표현을 가장 정확히 한 후보”라고 말했다.

한 회장은 고소고발 사태로 얼룩진 신한 내분사태 수습에도 공을 들였다. 가장 눈여볼 만한 대목은 ‘탕평인사’다. 지난 5월 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대표적이다. 신한사태 당시 신상훈의 남자로 불렸던 이성락 전 신한아이타스 사장(현 신한생명 사장)과 라응찬 계열로 분류됐던 위성호 전 부행장(현 신한카드 사장) 등을 고루 중용했다. 그는 또 신한사태의 원인이 지배구조가 투명하지 못한 점에서 보고 경영승계프로그램을 구축했다. 신규 선임되는 CEO의 연령을 만67세로 제한하고, 연임 시에는 재임 기한을 만70세로 제한 하는 내용도 경영승계프로그램에 포함했다.

한 회장을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은 ‘따뜻한 금융’이다. 한 회장은 신한생명을 떠난 이후 1년 6개월 간 야인생활을 보내야 했다. 그는 당시 퇴직금을 맡기려 근처 신한은행을 찾았다가 장기펀드 상품을 가입한 적이 있다. 당시 퇴직금 등 목돈을 가지고 은행을 방문했을 당시 고객의 자금사정이나 연령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은행에 수익성이 높은 펀드가입을 추천 받았던 일이 ‘따뜻한 금융’의 단초가 됐다.

한 회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면접에서도 연임이 될 경우 ‘따뜻한 금융’을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회추위원들도 그 전략을 구체적으로 물었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1948년 부산 출생으로 부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71년 한국신탁은행에 입행, 금융권을 발을 내디딘 후 지난 1982년 신한은행에 창립멤버로 들어왔다. 신한은행 부행장과 신한생명 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영업과 기획 능력을 인정받았다.

◇ 새로운 먹거리 창출·신한사태 여진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

재임 2기를 맞는 한 회장의 과제도 만만치 않다. 저성장·저금리의 파고 속에서 신한금융지주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과 지금까지도 여진으로 남은 신한사태의 봉합 역시 모두 그의 과제다.

한 회장은 이날 “신한사태도 있었고 이번 회장 선출 과정에서도 외부에서 볼 때 신한답지 않다고 보이는 부분이 있었다”면서 “이는 누가 회장이 되도 치유해나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신한의 경우 ‘스마트’했고, (선출과정에서 일련의 일들은) 신한인들이 보기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라며 “이를 하나로 아우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부실여신 급증과 지속적인 순이자마진(NIM) 하락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수익성 확대는 고민해야 할 숙제다. 한 회장도 지난 9월 신한금융 12주년 기념식에서 ““새로운 시대에서는 지금까지 금융업과 관련해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원칙들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기존의 시스템과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말고 금융의 본질보다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국내 제한된 시장 업력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도 한 회장이 추진해야 할 과제다. 신한금융은 현재 15개국에 70개 점포망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현지 중형은행인 메트로익스프레스의 지분을 인수하고 지난 4월 미얀마에 사무소를 설립했다.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과 아랍에미리트연합, 오만, 바레인 등 중동지역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여전히 문제가 있을 때마다 불거지는 신한사태의 후유증 역시 그가 봉합해야 한다. 신한은행의 불법 계좌 조회 논란을 두고 은행 일각에서는 특정 OB가 배후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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