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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CJ대한통운, ‘금리 인하 작별’ 전망에 조달 전략 수정할까

이건엄 기자I 2024.06.12 20:25:44

CJ대한통운, 하반기 회사채 발행…1000억 안팎 예상
금리 인하 지연에 변수 확대…9월 동결 가능성 51%
CP 금리 당분간 유지 가능성…단기차입 비중 늘리나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채권시장 주요 이슈어(issuer) CJ대한통운(000120)이 하반기 1000억원 안팎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인 가운데 ‘금리 인하 작별’ 전망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 비용 절감 차원에서 안정성을 일부 포기하고 이율이 낮은 단기물을 선호했던 CJ대한통운이 금리 인하 없이 회사채를 발행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시장 상황을 살피며 회사채 발행 시점을 재고 있는 CJ대한통운인 만큼 조달 전략에 변화를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CJ대한통운 종로사옥 전경.(사진=CJ대한통운)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CJ대한통운은 하반기 회사채 발행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예상 발행 규모는 1000억원 안팎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어음(CP)과 은행 한도 대출 상환 등에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CJ대한통운은 올해 들어 단기차입을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회사채 발행은 미뤄왔다. 회사채 발행 여건이 CP 대비 크게 유리하지 않아 서둘러 발행에 나서지 않은 것이다. CJ대한통운이 지난해 2월 3700억원의 회사채 발행 이후 1년 이상 공모채 시장에 발을 들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전날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3.33%에 장을 마쳤다. CJ대한통운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AA-) 3년물 기준 신용평가사 스프레드 평균이 43bp인 점을 고려하면 발행금리는 최소 3.67%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CJ대한통운이 올해 발행한 CP 금리인 3.7%대와 큰 차이가 없다.

반면 CP 금리는 주요 수요처인 머니마켓펀드(MMF)에 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예상보다 길어진 고금리로 MMF 수익률이 높아졌고, 펀드를 통해 모집된 자금이 CP 시장에 유입돼 유동성 확대로 이어진 것이다.

CJ대한통운 조달 전략의 가장 큰 변수는 금리 인하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상반기까지 단기차입으로 만기 사채 대응 후 하반기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 경우 전략 변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변수가 커졌다는 점이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오는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 금리 0.25%p 인하 확률은 45%로 나타났다.

이전 조사에서 50%대를 웃돌던 것을 감안하면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대폭 낮아진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 동결 확률은 51%로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금리 인하 작별’ 전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CP 금리는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금리 인하 기대감은 오히려 낮아져 회사채가 갖는 이점이 크지 않다”며 “하반기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발행사 입장에선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하반기 회사채 발행을 포함해 다양한 조달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말 단기차입 한도를 9500억원에서 1조 6500억원으로 확대한 CJ대한통운은 올해 만기가 도래한 사채 물량 절반 이상을 CP와 은행한도 대출로 차환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3월 만기가 도래한 3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했는데 이 중 절반이 넘는 2000억원을 기업어음(CP)과 은행 한도 대출로 차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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