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출고가를 7.9% 인상을 예고하면서 오는 23일부터 ‘참이슬 후레쉬’, ‘참이슬 오리지널’ 360㎖ 병 출고 가격이 기존 1081.2원에서 1163.4원으로 82.2원 오릅니다.
우선 주류 유통 구조를 보면 소주 제품 출고 가격과 소매 가격이 차이 나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통상 주류 유통은 주류제조사·수입업체→주류 취급 면허 취득 전문 도매상→소매점→소비자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출고가는 출고원가·주세·교육세·부가세 등이 포함된 가격입니다. 유통 단계별 마진이 붙으면서 출고가와 판매가의 차이가 벌어집니다.
주류 공장에서 1100원대에 출고된 소주는 전국 약 1300개의 주류 도매상에게 넘어가고 300~500원의 마진을 붙여 식당으로 넘어갑니다. 즉 식당 등 소매점이 소주를 넘겨받을 때 가격은 병당 1400~1600원대에 불과하지만 병당 4000~5000원에 판매를 합니다. 주류만큼 마진이 큰 품목이 없는 만큼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등 인상 요인 등을 붙이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식당에서의 소주 가격 인상은 식당 주인의 결정에 따라 인상 시기와 폭이 좌우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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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편의점의 소주 가격 인상률 또한 출고가 인상률보다 높게 조정됐었습니다. 지난 2019년 5월 하이트진로가 소주 공장 출고가를 병당 1015.70원에서 1081.2원으로 6.45%(65.5원) 인상했을 때 편의점은 1660원에서 1800원으로 8.4%(140원)을 올렸습니다. 출고가 인상률을 반영하면 1767원으로 1원대 판매 가격을 설정해야 하는 만큼 10원 단위로 현재 1800원대의 가격을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업계 관계자는 식당의 경우 소매 판매가가 1000원씩 인상되는 게 통상적으로 이뤄져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주류 회사들은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공병 취급수수료, 제조경비 등에 따라 가격을 올려도 주세를 감안하면 크게 이익이 남지 않지만 소매점은 사정이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는 23일부터 출고가가 인상 이후 식당들은 곧바로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지만 최대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가격을 서서히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전반적 물가 상승을 감안해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의 경영난이 이어지면서 소줏값을 무턱대고 올렸다가 소비자들의 외면 받기 십상일 거란 우려에서입니다.
7년간 서울 내 여러 지역에서 갓포집을 운영해온 김씨(37세)는 “보통 출고가 인상 후 식당들이 가격을 즉시 올리지 않고 1~2개월은 눈치를 보지만 프랜차이즈 식당 등이 가격을 올리면 그때부터 너도 나도 올리는 식”이라고 말했습니다.
동네별로 소줏값은 4000원~1만원까지 다양하게 형성돼 있습니다. 판매가가 4000~5000원 수준인 지점은 5000~6000원, 5000~6000원은 6000~7000원 수준으로 판매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강남과 고급 술집의 경우 소주 판매량이 적은 만큼 8000원~1만원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