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교육부 지정 '부실대학' 신입생 10명 중 6명 못 뽑았다

신하영 기자I 2022.02.25 17:26:45

재정지원제한 대학 6개교 평균 미충원 비율 61%
금강대·제주국제대·신경대 정원 10명 중 7명 결원
올해 정시마감 후 미충원 결원 93.4%가 지방대학

교육부 지정 부실대학(재정지원제한Ⅱ유형) 6곳 추가모집 현황(자료: 종로학원)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평균 학점 3점 이상이면 4년 전액 장학금 지원’

충남 논산의 금강대는 학교 홈페이지에 이러한 장학혜택을 내걸고 학생모집에 나섰지만 2022학년도 정시모집 마감까지 모집인원의 75%를 뽑지 못했다.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부실대학’으로 지정돼 입시에 타격을 입은 셈이다.

24일 종로학원이 교육부로부터 부실대학(재정지원제한Ⅱ유형)으로 지정받은 대학 6곳의 추가모집 인원을 분석한 결과 평균 미충원율은 61%로 조사됐다. 지난 21일 마감한 정시모집에서 2579명의 모집인원 중 1564명을 뽑지 못한 것이다.

6개 대학 중 충남 논산의 금강대는 모집인원 114명 중 85명을 충원하지 못했다. 충원율이 25%에 불과하다. 제주도에 있는 제주국제대도 420명 중 314명(74%)을 충원하지 못해 추가모집에 나섰으며, 경기도 화성의 신경대도 266명 중 197명(74%)을 추가 모집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해 5월 교육비환원율·전임교원확보율·신입생충원율 등 7개 평가지표 중 4개 이상 미 충족 대학 7곳을 ‘재정지원제한Ⅱ유형’으로 지정했다. 전문대학 중에선 강원관광대학·고구려대학 등 6개교가 재정지원제한Ⅱ유형으로 선정됐다. 대학으로서 갖춰야할 최소한의 교육여건을 제시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한 대학을 부실대학으로 지정, 재정 지원을 차단한 것. 올해 이들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은 국가장학금·학자금대출 지원을 받지 못한다. 수험생들에게 입학지원을 하지 않도록 공지, 부실대학 스스로 도태되도록 하려는 의도다.

종로학원은 일반대학 7곳 중 법원에 의해 파산절차가 진행 중인 한려대를 제외한 6곳의 추가모집 현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6개 대학의 미충원율은 61%에 달했다. 대학별 미충원율은 △금강대 75% △제주국제대 75% △신경대 74% △대구예술대 64% △경주대 64% △한국국제대 34% 순이다.

교육부 지정 부실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정시모집까지 마치면 업무가 끝났지만 요즘은 추가에 재추가 모집을 해도 신입생 충원을 못 한다”며 “학내에선 폐교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종로학원이 지난 22일 추가모집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4년제 대학은 정시모집까지 신입생 2만1127명을 뽑지 못했다. 이 가운데 지방대 미충원 결원이 1만9742명으로 93.4%를 차지했다. 반면 서울 소재 대학의 추가모집 비중은 1.9%(407명)에 불과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권 대학의 추가모집 비중은 축소된 반면 지방대 비중은 확대됐다”며 “갈수록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올해부터 상반기에 재정지원제한 대학을 지정한 뒤 하반기 재정진단을 통해 재정악화가 심한 대학을 재정부실대학으로 가려낼 예정이다. 학생 충원난으로 생긴 재정부실로 교직원 임금을 체불하는 대학 등이 여기에 포함될 전망이다. 재정지원제한대학과 재정부실대학은 향후 ‘한계대학’으로 관리되며, 교육부 컨설팅 결과 정원감축 등을 이행하지 않을 땐 폐교명령을 받게 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