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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언론을 먹여 살렸던 보은 광고가 수명을 다했지만 디지털 뉴스의 유료 구독(구독경제)은 쉽지 않다. 자꾸 유료 구독보다는 유료 후원 모델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양정애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이 22일 열린 한국미디어경영학회 가을철 정기 학술대회에서 ‘디지털 뉴스 유료화를 위한 이용자 분석’ 과제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연구를 위해 ‘구독경제’에 익숙한 2030세대 10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고, 박대웅 뉴스타파 디지털팀장, 우병현 조선비즈 상무, 임석규 한겨레 디지털미디어국장, 김소연 뉴닉 대표, 최용식 아웃스탠딩 대표, 이성규 전 메디아티 랩장,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 등과 전문가 포럼을 진행했다.
보은광고 줄었지만 디지털 광고 수익은 기대 이하
양 위원은 “일간지 모델인 보은광고 모델은 한국 대기업의 오너 리스크 덕분에 가능했지만 3세대 오너 교체로 사라졌다”며 “언론사들이 기대했던 디지털 광고시장도 포털이나 승자 독식 구조로 기대를 밑돌고 있다는 사실도 언론사들이 구독모델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아날로그 광고 세계는 1등부터 4등까지 적당히 나눠 가지는 것이었다면 디지털 세계는 오로지 하나가 독식한다”고 부연했다.
이용자 데이터 없는 언론사, 구독모델 쉽지 않아
하지만 그는 “지금 신문을 보면 독자는 지국의 고객이고, 인터넷 뉴스도 포털의 고객이어서 정작 언론사들은 이용자 데이터가 없다”며 “상품만 있고 고객이 없어 어디서 시작할 지 모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여기에 디지털 뉴스 구독 모델이 기존 신문 조직과 갈등을 빚어 이해관계가 충돌한다는 점,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분위기 등으로 인해 언론사가 구독모델을 하기는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
콘텐츠가 아니라 서비스를 팔아라
양정애 연구위원은 그럼에도 원하는 디지털 상품에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2030세대가 상당하니, 지금이라도 언론사들은 구독모델에 도전해야 한다고 했다. 또 유료 구독보다는 유료 후원 모델을 제안했다.
그는 “정치, 시사, 경제 분야의 뉴스 흐름이 실제 내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나 친구들 사이에서 좀 더 스마트하게 보이고 싶어하는 2030세대들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통해 페이 포인트(pay point)를 찾는 걸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그는 “신문이 착각하는 것은 속보나 단독기사, 백화점식 뉴스 등 좋은 콘텐츠가 있으면 유료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점”이라며 “탈콘텐츠를 실행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연결이고, 연결하면 좋은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각 언론사에는 전문인력을 활용해 독자 분석을 하기 위해 이용자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할 것과, 고정적이고 충성도 높은 이용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이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소통하고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타깃층을 명확히 할 것을 제안했다.
김형지 서울대 박사는 “온라인 환경에서 뉴스는 준공공재로 인식해 공짜라는 생각이 많아 유료화, 구독, 후원한다는 게 쉽지 않다”면서 “(다만) 요즘 세대들은 좋아하면 뭐든지 해주고 싶다는 데이터가 있다. 그들이 좋아하는 상품으로 인식되는 걸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