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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백색국가 제외한 日…더 뜨거워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논란

조용석 기자I 2019.08.02 16:05:46

사흘 만에 입장 바꾼 이해찬 “지소미아 의미있나”
민주당 “日 사실상 한국과 안보협력 원치 않는 것”
평화당·정의당도 파기 강력 촉구…“아쉬울 것 없다”
지소미아 유지 이어간 野…“무모한 안보포기 막아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일본 경제 침략 관련 비상 대책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일본이 결국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가)에서 제외하면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문제가 더욱 뜨거운 감자가 됐다.

앞서 지소미아 파기에 신중해야 한다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일본의 제외 조치 후 입장을 바꿔 파기에 힘을 실었다. 반면 이를 반대해 온 보수야당은 다소 발언을 아끼면서도 지소미아 유지해야 한다는 기조는 뚜렷히 이어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일 일본 경제침략 관련 비상대책 연석회의에서 “(일본이)한국을 신뢰할 수 없다면 군사정보 제공을 못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며 “이렇게 신뢰가 없는 관계에서 ‘지소미아가 과연 의미가 있을까’ 이런 생각이 다시금 든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지소미아 파기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밝힌 것을 돌이켜보면 사흘 만에 입장이 달라진 것이다. 당시 이 대표는 “지소미아는 한일 상호 간에 동북아 지역 군사정보 교류 기구로 작동하고 있다”며 “동북아 평화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또 ”종합적으로 (상황을) 감안할 때 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공개적으로 지소미아 파기에 힘을 실으면서 민주당 내에서도 분분했던 찬반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석현 의원과 김진표 의원은 지소미아 파기에 신중해야 한단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소미아에 대한 당의 기조가 달라진 것이냐는 질문에 “크게 바뀐 것은 아니고 원래 (파기)가능성 열어놨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한국을 안보협력국으로 보고 백색국가 제외 조치를 안하길 원했다”며 “(하지만 일본이)그런 조치를 취했다면 사실상 안보협력을 원치 않는 것 아니냐, 그러면 지소미아를 유지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과 함께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역시 지소미아 파기를 재차 주장했다.

천정배 평화당 의원은 “지소미아 파기는 유사시 자위대를 한반도에 파견하고자 하는 일본의 야욕에 반할 뿐, 우리가 잃을 것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안보협력의 기본은 신뢰다. 신뢰가 깨지면 정보교류는 무의미할 수밖에 없다”고 파기를 촉구했다.

반면 지소미아 파기를 반대해 온 보수야당은 종전과 달리 지소미아 유지 주장을 앞세우지는 않는 분위기다. 일본이 사실상 한국을 우방국으로 보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섣불리 지소미아 유지를 주장하기 어색한 분위기가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지해야 한다는 기조는 이어갔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이 섣불리 꺼내든 지소미아 파기를 다시 공공연히 거론하고 있다”며 “지소미아 파기에 이른다면 역사갈등을 경제·안보갈등으로도 가져오는 것이고 무모한 안보 포기가 될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일본수출규제대책특위 긴급회의 공개발언에서 지소미아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이를 의식한 듯 “정부는 감정적 대응으로 일관하기보다 냉정하고 객관적인 자세로 당면한 어려움 해소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오늘 같은 상황에서 지소미아 파기를 놓고 여야가 설전을 벌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당론으로 정리된 것은 없지만 한국당 소속 의원 대부분이 파기를 반대하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일본수출규제대책특위 긴급회의에 들어서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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