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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묻지 말라…'우리는 모두 초보'란 생각이 공존 열쇠"[ESF2024]

이소현 기자I 2024.06.20 18:49:55

송길영 작가, 이데일리 전략포럼 강연
MZ세대와 실버세대의 공존법 공유

[이데일리 이소현 송승현 이수빈 기자] “문제는 ‘나이’가 아니라 ‘나’입니다.”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작가는 20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인구 위기…새로운 상상력,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제로 열린 ‘제15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세대 간 공존을 위해서는 ‘나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송 작가는 이에 대해 “늙음을 타자화하지 말자는 얘기”라며 “여러분의 선배들을 믿지 말라. 각자 자기 인생을 사는 거고 그 경험은 언제나 새로운 것이라서 우리는 모두 다 초보자이고 ‘신인’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시대의 마음을 캐는 ‘마인드 마이너(Mind Miner)’를 자처하는 송 작가는 이데일리 전략포럼 3일 차 7세션인 ‘저출산 초고령사회…MZ세대와 실버세대의 공존’에 강연자로 나서 세대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나이를 잊고 오롯이 ‘나’를 찾아 세대를 넘어 ‘인간 대 인간’으로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

송길영 작가가 20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이데일리 전략포럼(Edaily Strategy Forum 2024)에서 ‘저출산 초고령화 사회···젊은 세대와 실버세대의 공존’이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나이로 차이·서열 만들어…한 인간으로 존중해야

물론 쉽지 않다. 한국 사회에서 어린이들이 노는 놀이터에만 가도 “몇 살이야?”라는 질문에 “형이라고 불러”라는 말이 뒤따라오는 등 서열 주의가 관습으로 자리매김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송 작가는 “수직적 계열이 만들어지면 그때부터 공존이 껄끄러워진다”며 “나이를 모르면 한 인간으로서 존중할 수 있는데 나이를 알면 차이와 서열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송 작가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에 청년과 노년에 대해 10가지 키워드를 물어봤는데 청년은 청춘, 봄날 등 긍정적인 표현들로 가득찬 반면, 노년은 병, 치매 등 부정적인 키워드로 가득찼다는 점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청년은 불안하나 미래가 있고 노년은 회한이 있으나 안정되다’는 문구를 언급하며 “청년이 좋고 노년이 안 좋은 게 아니라 강점과 약점이 다르니 함께 공존해 사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세대 공존을 가로막는 것으로 ‘혐오’를 꼽았다. 일상에서 혐오를 만드는 것은 공존하는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송 작가는 “나이 든 분들을 꺼리는 분위기에 ‘노시니어존’도 보이고, 어린아이들을 불편해하는 분위기에 ‘노키즈존’도 있다”며 “핵가족화되면서 노인과 살아본 경험이 없고, 주변에 아이들이 없어 함께했던 경험과 일상적 형태에서 만남이 적어 이해가 부족해서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자꾸 나도 모르게 타인을 타자화하고 멀어지게 하는 좁은 생각을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며 “우리가 언론이나 SNS에서 보는 욕하고, 염치없고, 목소리 큰 노인들이 실제 나이 많은 분이 아니다. 우리가 해야 할 건 세대 간 면적을 넓히고 더 많이 만나 익숙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송 작가는 “요새 시니어분들이 인스타그램도 잘 쓰고 오픈채팅방을 더 잘 활용하고 좋아하는 스타들 ‘덕질’도 한다”며 “이들의 욕구가 우리와 다르지 않고 우리 삶에 녹아드신 분들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1000만명의 인구가 시니어로 접어드는데 분리나 격리할 게 아니라 그저 같이 살면 된다”며 “특별히 우대할 필요도 없이 같이 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길영 작가가 20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이데일리 전략포럼(Edaily Strategy Forum 2024)에서 ‘저출산 초고령화 사회···젊은 세대와 실버세대의 공존’이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오롯이 ‘나’로서 존재…각자 멋진 인생 살아야

이어 송 작가는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옛말에 ‘결혼해야 어른이 된다’는 말이 있는데 다들 결혼을 안 하는 지금, 결혼하지 않으면 영원히 어른이 아니라는 의미이기에 폭력적”이라며 “삶의 단계를 다 지켜야만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 단계가 필수적인지 고민해 볼 만큼 사회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작가는 ‘저출생’과 ‘고령화’를 섞어 얘기하지 말자고도 했다. 그는 “나의 탄생 그 자체로 고결한 건데 이 둘을 섞어 얘기하면 마치 고령세대를 지원해야 한다는 두려움, 부양에 대한 책무가 중압감으로 오기 때문에 다른 세대 간 공존을 더 어려워하고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기결정권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 ‘저출산에 따른 국가적 위기’,‘가정의 중요성’, ‘기성세대에 대한 효도’ 등을 앞세워 결혼·출산을 독려 혹은 강요한들 역효과만 낳는단 지적이다.

특히 오롯이 ‘나’로서 존재하기 위해 멋지게 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것을 수용하고 탐색하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 작가는 가수 임영웅 팬덤 ‘영웅시대’를 예로 들며 “31세부터는 새로운 음악을 듣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있는데 임영웅의 팬덤 중 일부는 70대일지언정 정신적인 나이는 30대 이전으로 돌아갔다”며 “여러분의 플레이리스트 갱신하시길 바란다. 단순히 음악 듣는 게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를 열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평생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송 작가는 “다음 세대의 지원과 부양을 바라기 어렵기에 나의 가능성과 역량을 유지하는 게 중요해졌다”며 “지금 현역인 삶을 사는 분, 그 나이보다 젊게 보이고 생기있어 보이는 분, 셀럽들도 쉬지 않고 배우는 분들이 이상향으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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