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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아끼는 尹대통령, 메시지 관리 들어간 대통령실

송주오 기자I 2022.07.18 15:36:55

尹대통령, 18일 도어스테핑서 원론적 입장 그쳐
이전 자신의 입장 내비쳤던 모습과 확연히 달라
김건희 여사도 공개행보 줄이며 저자세 유지
참모들 전면에 나서며 리스크 분산 의도 엿보여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말을 아끼기 시작했다. 대신 참모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지지율 폭락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사진취재단)
윤 대통령은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났다. 하지만 이전과는 달랐다. 민감한 질문에는 답변을 아끼면서 논란을 피하는 태도가 엿보였다.

이날 취재인은 윤 대통령에게 강제북송과 지인채용을 물었다. 윤 대통령은 강제북송과 관련해 “대통령은 모든 국가의 사무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진행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론 외에는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진 지인채용 질문에는 웃으며 “다른 말씀 또 없으냐”고 말한 뒤 인사하며 집무실로 향했다. 검찰 편향 인사 논란 당시 ‘필요하면 또 하겠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내비핀 모습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지인채용과 관련해 대통령실 공식 입장과 참모를 통해 해명한 만큼 추가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추가 입장을 내놓을 경우 불필요한 논란을 증폭시킬 수 있어서다.

대통령실은 전날에도 브리핑을 열고 선거운동 캠프에서부터 일한 청년을 법적 절차를 통해 대통령실 행정요원으로 채용한 것을 두고 사적 채용이라고 공격하는 건 논리적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최영범 홍보수석이 등장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전과는 확연히 대통령실의 기류가 바뀌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전면에 나섰지만, 부작용이 커진 만큼 당분간 기조를 바꾸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인 김건희 여사도 저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이후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연일 급락하면서 이에 따른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 일부 여론조사에서 김 여사의 공개 활동에 부정적 여론이 높게 나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가 30% 초반까지 추락한 가운데 그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대기 비서실장 등도 보다 적극적으로 언론과 소통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 전문위원은 “이번 주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서 지지층이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준의, 국면 타개 의지를 천명할 의미 있는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긍정 평가) 30%대도 붕괴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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