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부, 해외기업 BP인수 `눈 뜨고 못 본다`

최정희 기자I 2015.04.27 18:36:22

엑손모빌, BP 눈독 들였으나 현실적으로 인수 불가능

<자료: 월스트리트저널(WSJ)> 영국 에너지 기업 BP그룹의 로고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에너지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자 영국 정부가 영국 최대 에너지 기업 BP에 ‘외국기업의 잠재적 인수 가능성’을 반대하고 나섰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정부 관계자들은 최근 내부 회의에서 BP의 잠재적 인수 가능성을 논의했고, 이 자리에서 BP가 외국 기업에 M&A를 통해 넘어가는 것에 대해 적극 반대키로 했다.

BP는 5년 전 멕시코만에서 딥워터 호라이즌 석유 시추 시절 폭파사고로 경영 악화를 겪은 이후 최근 국제유가 폭락에 또 다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BP그룹이 영국 산업 챔피언으로 남아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는 BP가 외국 기업에 의해 합병되지 않을까에 대한 공포감이 영국 정부내에서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영국 및 네덜란드 합작 에너지 기업인 로얄더치셸은 이달 초 영국 3위 원유 및 천연가스 기업 BG그룹을 인수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미국 에너지 기업인 엑손모빌이 BP를 인수할 것이란 추측이 제기돼왔다.

사실상 영국 정부가 외국 기업의 M&A 등을 반대할 만한 장치가 거의 없지만, 이들은 그들이 M&A 등을 단념할 수 있도록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표하겠다고 주장했다.

다만 엑손모빌의 BP인수 가능성은 낮은 편이란 분석이다.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양사의 합병이 어려울 수 있다고 시사했다. 엑손모빌은 지난 2009년 미국 셰일가스 및 에너지 업체 XTO에너지를 부채를 포함해 410억달러에 매입한 것을 두고 과도하게 비싼 비용을 치렀다는 비판에 직면해있는 상황이다.

최근 밥 더들리 BP CEO도 “BP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만족하고 있다”며 “유가가 한동안 낮게 유지되지 않는 이상 (에너지 기업들의) 대거 합병은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M&A 등에 자유로운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해 미국 화이자의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인수를 반대하는 등 외국 기업의 영국 기업 인수를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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