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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 이준석-안철수 "최고위원 재고 요청"vs"이미 끝난 얘기"

배진솔 기자I 2022.06.13 17:44:26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자리 재고 요청
이준석 "한 분은 강한 발언…한 분은 의도 왜곡"
안철수 "조건 그대로 사무적으로 진행할 일"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정치적 앙숙` 관계로 잘 알려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국민의당 대표를 지낸 안철수 의원이 13일 또다시 대립하고 있다. 대선 이후 합당 과정 약속한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자리를 놓고서다.

이 대표는 이날 안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추천한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에 대해 이 대표가 공개적으로 `수용 불가` 방침을 밝혔다. 안 의원은 이 대표의 불가방침에 대해서 `이미 두달 전에 끝난 얘기`라며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가 취임 인사차 국민의당 안철수 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 의원도 이날 오후 대구 동구 대구광역시장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을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을 만난 뒤 취재진을 만나 `이 대표의 최고위원 재고 요청`에 대해 “세부적인 내용을 듣지는 못했으나, 이미 두 달 전에 합당은 다 끝난 걸로 알고 있었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합당에서 주도권 경쟁이라는 게 있을 수 있냐”며 “합당이라는 것은 당 대 당의 공적인 관계에 있어서 서로 필요한 조건들 하에서 그대로 사무적으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두 달 전에 다 끝난 일로 저는 생각했다”고 말했다. 합당 정신에 따라 진행하면 될 일을 이 대표가 뒤늦게 문제 삼는다는 뉘앙스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의원에게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에 대한 추천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제가 요청한 것은 아니고 권성동 원내대표와 한기호 사무총장이 각자의 채널을 통해 최고위원회에 있던 우려를 전달하기로 했다”며 특히 “한 분(김윤 전 위원장)은 선거 과정에서 다소 강한 발언을 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국민의당 후보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자 “걸레는 아무리 빨아도 걸레다. 국민의힘은 고쳐 쓸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정점식 의원에 대해서도 “합당 시 국민의당 측 인사가 당직에 참여할 기회를 열자는 취지에서 당직 배분을 논의했던 것인데 국민의힘 출신 인사도 (추천 명단에) 있다”며 “의도가 조금 왜곡되는 측면이 있어서 그 부분도 재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양측의 입장차가 분명한 만큼 최고위원 임명 문제가 조기에 정리되기 어려울 거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를 의식한 김윤 전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일이지만 저의 과한 언행으로 인해 마음이 불편하셨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이제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이 한 식구가 됐으니, 합당 정신과 취지에 걸맞게 책임있는 구성원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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