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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총리 "중국과 관계 강화는 서방 압박 탓"

김겨레 기자I 2023.05.24 17:28:15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 22~24일 방중
G7 정상회의 직후 보란 듯 관계 과시
올해 중·러 교역액 2000억달러 초과 전망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가 중국을 방문해 “중·러 관계가 전례없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서방의 집단적인 압박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미슈스틴 총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폐막 직후 중국을 방문해 등 양국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미하일미슈스틴 러시아 총리(왼쪽)이 24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사진=AFP)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슈스틴 총리는 이날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회담에서 “오늘날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전례 없이 높은 수준”이라며 “이는 급격히 변하는 국제 정세와 서방 집단의 선정적인 압박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제재하고 중국을 국제적 공급망에서 고립시키려고 시도해 중국과 러시아가 밀착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미슈스틴 총리는 중국에 석유와 가스를 공급하는 러시아의 역할과 공산주의 국가들 사이 초기 동맹국으로서의 유대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 인민은 역사와 문화, 전통을 소중히 여긴다”며 “우리는 양국의 문화 교류와 소통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도 “중국은 러시아와 기꺼이 협력할 것”이라며 “다양한 분야에서 실용적인 협력을 증진하면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화답했다.

미슈스틴 총리는 중국과 러시아가 올해 연간 교역액 목표인 2000억달러(약 263조7000억원)를 초과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올해 1∼4월 중·러 교역 규모는 731억4000만달러(약 96조44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3% 증가했다. 지난해 중국과 러시아의 교역액은 1902억7000만달러(약 250조78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슈스틴 총리는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중국을 방문한 관료 가운데 최고위급 인사다. 22~24일 일정으로 방중한 미슈스틴 총리는 리 총리에 이어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회담할 예정이다. 미슈스틴 총리는 부총리 3명과 문화·농업·교통·경제발전부 장관 및 기업 관계자 등 수백명 규모의 방중단을 꾸렸다. 방중 기간 러시아와 중국은 무역·서비스 분야 투자와 중국 농산물 수출, 스포츠 협력 등 다양한 분야의 협정을 체결했다.

미슈스틴 총리의 방중은 지난 21일 G7 정상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직후 이뤄졌다. 중국과 러시아가 서방 국가에 대항해 힘을 모으고 있다는 시각에 중국 외교부는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은 제 3자를 겨냥하지 않으며 제 3자의 간섭과 강요를 받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러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과 정상적으로 경제·무역 협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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