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댓글 정책, 글쓰기 문화 바꿨다

김현아 기자I 2020.07.21 14:44:58

댓글수는 소폭 감소..작성자 수는 8% 증가
더 많은 사람이 글쓰기 참여..다양한 목소리 담아내
악성 댓글 신고 53.6%, 비공감 클릭 21.5% 감소
AI 클린봇, 문장 맥락과 욕설 이모티콘까지 잡아내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네이버 뉴스 댓글 개선 진행 내용(2020상반기)


네이버가 댓글 닉네임과 활동이력을 공개하고 특정인의 댓글이 안보이게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하자, 뉴스 댓글 공간이 달라지고 있다. 댓글수는 0.7% 줄었는데 작정자 수는 오히려 8%가 늘어난 것이다.

21일 네이버는 지난 1월 대비 6월의 뉴스 댓글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지표를 공개했다. 댓글수는 줄었지만 작성자 수가 늘어난 것은 더 많은 사람이 신중하게 글쓰기에 참여한다는 의미다. 이는 닉네임과 활동이력 공개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세간의 염려와 다른 결과다.

또한 댓글 모아보기가 가능해지면서 이용자 댓글모음 방문이 324.7% 늘고 댓글 모음을 통한 기사로의 유입도 22.5%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가 댓글 정책을 바꾸자 소수 열혈 댓글러의 활동은 위축됐지만 평범한 보통 사람들의 글쓰기는 늘고 댓글러에 대한 관심이 뉴스 콘텐츠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가 증명됐다는 평가다.

▲2020년 상반기 뉴스댓글 지표 변화(출처: 네이버)


악성 댓글의 작성과 노출 모두 눈에 띄게 줄어

같은 기간 악성 댓글 작성이 감소해 규정을 위반해 삭제되는 건수는 63.3%나 줄었고, 악성 댓글 노출이 줄어든 영향으로 비공감 클릭은 21.5%, 신고는 5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3월 ‘댓글 이력 공개’는 악성 댓글 작성 감소에, 4월 ‘특정인이 작성한 댓글 차단’, 6월 ‘클린봇 업그레이드’는 악성 댓글 노출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댓글 이력공개, 콘텐츠 소비 증가에도 기여

이용자 별 <댓글 모음 페이지> 방문이 4배 늘면서 콘텐츠 소비도 증가했다. 모든 이용자들이 그동안 작성해 온 댓글 모음을 공개하도록 전환되면서 다른 이용자의 <댓글 모음 페이지> 방문이 4배나 증가했다. 댓글 모음 페이지 하단 리스트를 통해 기사에 유입되는 경우도 22.5% 증가했다.

네이버는 이용자 별 댓글 모음 페이지를 더욱 활성화하고, 이 영역을 통한 콘텐츠 소비를 더 확대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장 맥락과 욕설 이모티콘까지 잡아내는 AI 클린봇

뉴스 댓글의 달라진 모습을 이끈 것은 업그레이드 된 AI 클린봇 입니다. 네이버는 지난 6월 19일 네이버의 독자 기술력을 녹여 AI클린봇을 업그레이드 했다.

‘XXX’처럼 욕설 단어가 없더라도 ‘문장 맥락’을 고려해 모욕적인 표현이나 무례한 댓글은 탐지해 걸러낸다. 이모티콘을 이용한 욕설도 걸러낸다.

이를 테면 ‘저, 쓰레기통으로 쳐들어갈’이라는 댓글에서 욕설은 없지만 모욕적인 것으로 탐지되고, ‘개’나 ‘새’ 그리을 활용한 이모티콘도 탐지한다는 의미다.

네이버에 따르면 업그레이드 이후 AI 클린봇 탐지 건수는 종전보다 기사에 따라 1.5배~ 2배가량 탐지됐고, 악성 댓글 노출이 줄어 신고 건수도 19% 감소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난 한 달 간의 AI 클린봇 활동 데이터를 토대로 확인한 AI클린봇의 정확도는 95% 내외”라면서 “악성 댓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기술적 시도들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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