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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중증 환자 사상 최다인데…정부 “위중증 환자 급증 아냐”

박철근 기자I 2021.11.10 18:00:47

“작년말 3차 유행 당시 규모와 비슷”
“단순 숫자보다 증가속도 두고 판단 필요”
정부, 중증환자 치료장비 및 병실 확보 추진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정부는 급증사태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재원중 위중증 환자수는 전일대비 35명 늘어난 460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지난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과 접종효과 감소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는 급증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작년말 3차 유행 시기에 하루 평균 확진자는 1000명 수준이었으면 4차 유행인 현재는 2배인 2000명 수준”이라며 “확진자 규모는 2배 늘었지만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 숫자는 2배씩 늘지 않고 당시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 증가세에 대해서는 지역사회에 무증상·경증 확진자가 많은 상황에서 4차 유행이 이어졌고 백신접종효과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과 위중증 환자 증가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더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60세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늘고 있다. 10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앞에서 어르신들이 장기를 두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60세 이상 고령층이 대부분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 6일 411명을 기록하면서 67일 만에 400명대로 올라섰다. 이후 405명→409명→425명→460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 460명 중 대부분인 82% 이상은 60세 이상 고령층으로 나타났다. 60대가 136명으로 29.6%를 차지하고, 70대는 130명(28.3%), 80세 이상은 115명(25.0%)이다.

방역당국은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에 따른 방역 완화로 전체적인 확진자 규모가 늘어나면서 특히 고령층 위주로 피해가 커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위중증 환자에 대한 의료적 대응에는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앞으로 위중증 환자의 증가 속도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에 따른 효과가 이번 주부터 나타나면 위중증 환자가 500명 이상 발생하는 것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방역전문가들은 위중증 환자 증가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며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 (사진= 보건복지부)


에크모·인공호흡기 추가 도입 추진

정부는 위중증 환자 관리를 위해 에크모(인공심폐장치)와 인공호흡기 등을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질병관리청은 67억원의 예산을 들여 에크모 33대와 인공호흡기 60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질병청은 “추가 도입하는 장비는 위중중환자 급증에 대비하는 것”이라며 “위중중 전담병원에 한해 지원예정”이라고 설명했다.

9일 오후 5시 기준 전국의 중증환자 전담 병상은 1121개로, 이 가운데 57.2%인 641개를 사용 중이다. 하지만 4차 유행의 중심지인 수도권의 경우 중증환자 병상 가동률이 70%를 넘은 상태다.

이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주에 중환자 및 준중환자 치료 병상을 추가 확보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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