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불거진 정년 연장 논의 “퇴직 연령 65세로 높여야”

이명철 기자I 2024.02.29 16:34:22

中 관영 매체 “3월 양회서 정년 연장 큰 화두 될 것”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 위기, 생산력 하락 큰 고민
남성 60세·여성 최고 55세로 성별 조정 필요성도 제기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절벽 위기에 놓인 중국에서 정년 연장 카드가 부상하고 있다. 현재 성별로 다른 정년을 일원화하고 최고 60세인 은퇴 시기를 5년 늦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 중국에서 열리는 최대 정치 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회의+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조치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지난 17일 중국 허난성 뤄양에서 한 노인이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AFP)


중국 관영 환구시보(글로벌타임스·GT)는 최근 발간한 중국 연금 발전 보고서로 인해 올해 양회에서 정년 연장이 큰 화두가 될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조정될 수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중국의 법정 퇴직 연령은 남성이 60세, 사무직 여성 55세, 생산직 여성 50세로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낮을 뿐 아니라 성별·직업별로 다르게 책정됐다. 기대 수명이 증가하면서 고령화가 빨라지고 인구 감소가 시작한 중국이 향후 노동력 감소 문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년을 조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불거지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 사회보장연구소는 지난해 12월 ‘중국 연금 보고서 2023’을 발간했는데 여기서 정년을 65세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중국 정부 통계를 보면 2022년말 기준 중국의 60세 이상 고령인구는 2억8000만명으로 전체 인구 19.8%를 차지했다. 65세 이상 비중은 14.9%(2억1000만명)인데 2030년 3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퇴직자를 지원하는 근로자의 수, 즉 부양비는 현재 5명이지만 2030년 3명, 2050년 2명까지 줄어들게 된다. 2050년에는 근로자 2명이 퇴직자 한명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의미다.

또 퇴직자의 연금이 지속 증가함에 따라 현재 노동력에 의존하는 연금 시스템은 지속 불가능하며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년 연장은 연금 고갈은 물론 고령화에 따른 생산력 감소를 해소할 주요 대책 중 하나다.

난카이대의 관신핑 교수는 GT에 “중국의 고령화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정년을 65세로 높이는 것은 일부 해외와 다양한 연구를 바탕으로 했을 때 합리적인 조정”이라고 말했다.

남성과 여성의 정년을 같에 설정하는 것도 세계적인 추세다. 상하이 자오퉁대 경제경영대의 루밍 교수는 “고도의 서비스 중심 사회로 전환하면서 직장 내 성별 격차가 줄었고 여성의 기대수명도 길어졌다”며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진 관행은 남성과 여성의 퇴직 연령을 같거나 유사하게 설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회가 다가오면서 정년을 65세로 높이는 문제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열띤 논의가 되고 있다고 환구시보는 전했다.

루 교수는 “은퇴 연령을 높이는 것 외에도 노동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동력의 기술과 교육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 또 다른 해결책”이라며 “인적 자원 배분도 최적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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