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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위해 싸우는 자영업자…삭발식·집단소송·점등시위까지

이소현 기자I 2022.01.04 16:38:50

코자총·자영업비대위 등 잇달아 투쟁 예고
20만명 규모 손실보상 집단소송 준비
299명 단체 삭발식 벌이기로
밤 9시 지나도 간판불 안끈다…'불야성' 시위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코로나19 관련한 정부의 고강도 거리두기 정책에 반발한 자영업자 단체들이 20만명 규모의 손실보상 집단소송과 299명의 단체 삭발식, 영업제한 시간인 9시 이후 점등시위, 대규모 집회 등 가용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자영업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방역정책으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피해를 보고 있어 더이상의 협조는 불가능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정부의 방역지침에 반발한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달 22일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총궐기대회를 열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자영업자 회원 120만명 규모의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합(코자총)은 4일 서울 중국 한국외식업중앙회 사무실에서 회의를 열고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조치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어 단체 삭발식과 준법투쟁을 위해 손실보상 집단소송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자총은 먼저 오는 12일 오후 2시에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정부 규탄대회를 열고 대규모 삭발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코자총 관계자는 “절실한 마음으로 자영업자 299명이 참여해 분노의 삭발식을 거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299명은 방역 지침상 참석 가능한 집회 최대 인원이다. 이날 집회 참여자 전원이 삭발에 참여해 결의를 드러낸다는 각오다.

자영업자 손실보상 집단소송도 진행한다. 집단소송 참여 규모는 20만명을 목표로 전용사이트인 ‘성난자영업자들’에서 오는 28일까지 1차 신청을 받는다. 코자총 관계자는 “손실보상 집단소송은 자영업자별로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민상헌 코자총 공동대표는 “더 이상 집합금지는 없어야 할 것”이라며 “만약에 오는 16일에 종료되는 집합금지가 연장된다면 우리 자영업자들은 취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준법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내 자영업자 단체 중 가장 큰 규모인 코자총이 기획한 ‘집단휴업’은 불발됐다. 애초 정부가 사적모임 인원을 4인으로,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연장한 데 반발해 집단휴업에 돌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이날 회의에서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8개 소속 단체 중 절반(4개) 이상의 반대로 부결됐다. 앞서 코자총은 전국회원 5만1490명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85%(4만3710명)가 집단휴업에 찬성했다고 지난달 24일 발표한 바 있지만, 자영업자들이 영업제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집단휴업까지 더해지면 손실이 불어날 것을 우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이 4일 오전 중구 한국외식업중앙회에서 집단 휴업 관련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다른 단체인 전국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자영업비대위)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신뢰를 저버린 방역당국에 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항쟁하겠다”며 점등시위와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우선 자영업자들은 오는 6~14일 오후 9시부터 간판불과 가게 내 등을 켜놓고 영업할 권리를 주장하는 점등시위에 나선다. 지난달 27~28일에는 정부에서 허용한 영업시간 내 ‘소등시위’를 통해 항의했는데 이번엔 정반대 방식으로 도심 일대를 ‘불야성’으로 만들어 투쟁하겠다는 것이다. 자영업비대위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골목시장 할 것 없이 뜻을 모아 점등시위를 시작할 것”이라며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더욱 강력한 단체행동에 돌입하겠다”고 했다.

오는 10일 오후 3시에 여의도 부근의 대규모 집회도 계획 중이다. 자영업비대위 관계자는 “집회는 전 국민이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동감하고 알 수 있도록 자영업자 스스로 발언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영업비대위는 “평등과 공평이라는 단어를 이해 못 하는 정부의 불합리한 정책에 더 이상의 협조는 불가능하다”며 △영업제한 철폐 △온전한 손실보상 △방역패스 철폐를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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