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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용퇴론' 최후통첩 앞두고 리스크 된 '인요한 입'

경계영 기자I 2023.11.28 16:51:41

인요한 사과했지만 혁신위 순항에 우려
내부선 "혁신위가 혁신 대상" 비판 목소리도
조기 해체 가능성까지…"논의 지켜봐야"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 인요한호(號) 혁신위원회가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앞서 혁신위원 간 내부 갈등으로 내홍이 극에 치달은 상황에서 당 대통합과 쇄신을 외치던 인 위원장의 실언으로 혁신위의 자체 추진 동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인 위원장은 발언 논란 이후 공식 일정을 취소하며 잠행을 하다 이튿날인 27일 전격 사과했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혁신위가 혁신 대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당장 이번 주에 혁신위의 핵심 방안인 ‘주류 용퇴론’을 당 지도부에 건의하며 당 지도부에 압박을 높이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인요한 위원장은 전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제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그 부모님께 과한 표현을 하게 된 것 같다”며 “이준석 전 대표와 그 부모님께 심심한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6일 인 위원장은 국민의힘 충남 서산·태안 당원협의회가 마련한 강연에서 “준석이는 도덕이 없다. 그것은 준석이 잘못이 아니라 부모 잘못이 큰 것 같다”며 “준석이가 버르장머리 없지만 그래도 가서 끌어안는 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인 위원장이 결국 사과했지만 부담은 커졌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의 사과 입장문이 나온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무슨 말인지 솔직히 해석은 어렵다. 그래서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는 모르겠다”며 “그동안 혁신위원장으로서 하여간 수고하셨다”고 적어 여전한 평행선을 보였다. 당 통합을 위해 이 전 대표에 대한 당원권 징계 처분 취소까지 당에 건의했지만 허사로 돌아간 셈이다.

인 위원장은 전날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일정을 40분 남기고 취소했고 이날도 공식 일정 없이 통상 업무를 진행했다.

혁신위 내부 갈등도 겨우 봉합됐지만 언제든 다시 분출될 수 있는 상황이다. 혁신위원 일부가 주장하는 것은 당 지도부의 혁신안 수용인데 오는 30일 회의에서 정식 의결될 예정인 당 지도부·중진·친윤(親윤석열) 의원에 대한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안건은 혁신위 활동 기한인 12월24일 이전에 결단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 당내 중론이다.

내부에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한 혁신위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인 위원장 관련 논란이 있더라도) 혁신위는 혁신위대로 움직인다”면서도 “조기 해체 가능성에 대해선 혁신위 논의 결과를 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또 다른 혁신위원은 “인요한 혁신위가 들어선 이후 당 지지율이 회복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컸는데 말실수로 혁신위가 해체되거나 동력을 상실하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당에선 인 위원장의 부담 덜어주기에 나섰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부모님이나 가족에 대한 언급은 당연히 하면 안 되는 것”이라면서도 “이준석 전 대표 경우도 너무 날 선 말로 주위에 상처주고 비아냥거리는 언행을 무수했지만 누구에게 사과했다는 얘기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다”고 맞받아쳤다. 직전 수석대변인을 지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과한 표현을 썼지만 결론은 통합의 취지”라고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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