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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백 교수 등은 강 부시장과 만나 서울백병원을 폐원 대신 이른바 ‘글로벌 K 메디컬 허브(센터)’로 활용하는 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서울백병원을 코로나19 이후 늘어나고 있는 명동지역의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건강검진 등 특화 병원으로 바꾸자는 제안이다.
백 교수는 부시장과의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폐원을 결정한 인제학원 이사진들을 향해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특히 서울시가 이사회 직전 백병원 부지를 의료시설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단 의사를 내비쳤음에도 폐원을 결정한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서울시가 의료시설 외 용도를 불허하게 되면 폐원 이후 부지는 상업시설로 활용할 수 없게 된다.
백 교수는 “(서울시의) 발표가 나왔을 때 이사회에서 폐원 결정 미루든지 할 줄 알았다”며 “하지만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만장일치로 폐원을 결정하고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부당함을 느꼈다”고 행동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후손 측들은 애초에 인제학원 이사진들이 서울백병원을 수익성 이유로 폐원하는 건 설립자인 백인제 선생의 의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대학병원인 서울백병원은 사유지가 아니다. 설립자인 백인제 선생과 선친이신 백낙환 선생 역시 서울백병원을 사유재산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며 “지금 현 이사장이나 이사진들은 본인의 재산을 넣어서 설립한 것도 아닌데 폐원 절차를 밟는 건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장인 조 교수는 인제학원 이사진들이 폐원 안건을 통과시킨 이후 직원들에게 향후 절차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었다며 분노했다.
조 교수는 “폐원 시기나 일정, 언제까지 환자를 돌볼 수 있는 것인지 또 직원들을 어느 병원으로 배치하겠단 건지에 대한 언급없이 침묵으로만 일관하고 있다”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서울백병원 생존에 도움이 될까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호소했다.
후손 측들은 서울백병원을 글로벌 K 메디컬 허브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안을 조만간 마련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서울백병원 폐원 절차에 대한 부당함을 지속적으로 알리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