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원회 민홍철 위원장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방기술품질원은 지난 9월 시누크 헬기 성능개량사업 4차 선행연구에서 “국외 성능개량 대비 동일 장비 신규 구매가 더 저렴하기 때문에 사업 재판단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 측에서 기존 헬기 노후화에 따라 재생품과 신형 장비 간 호환성 문제 등을 이유로 성능개량을 추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시누크 헬기는 우리 군의 주력 대형기동헬기다. 대규모 병력이나 화물 수송, 탐색 구조 작전 시 핵심 전력으로 활용되고 있다. 육군은 1987년부터 시누크 헬기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공군도 탐색구조용 헬기로 시누크를 도입했다. 2014년에는 주한미군이 쓰던 중고 시누크 헬기 14대를 구매해 육군과 공군에 배치했다.
현재 우리 군이 운용 중인 시누크 헬기는 생산된지 최소 21년에서 최대 50년이 넘어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수리 부속마저 단종돼 가동률이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특히 공군의 경우 올 상반기 시누크 헬기 가동률이 41% 수준에 불과했다. 시누크 헬기를 운용하는 전세계 18개국 중 성능개량이나 신규 도입 없이 CH/HH-47D 기종을 운용하는 국가는 우리나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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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이 제출한 ‘CH/HH-47D 성능개량 선행연구 결과 및 후속조치계획’에 따르면 이번 4차 선행연구 결과 총사업비는 국외 성능개량에 1조 3523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국외 신규구매의 경우 1조 2209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나 성능개량이 1313억원 가량 더 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미국 측이 성능개량 시 기존 항공기에서 재활용하는 부품의 재생비용과 재생 실패 대비 예비품 확보 비용, 기술지원 비용 등을 별도로 요구했기 때문이다.
특히 작전운용성능의 경우 전술데이터링크(KVMF) 등 한국형 임무장비의 장착이 일부 제한되고, 전력화 시기도 구매수락서(LOA) 접수 시점인 2021년 7월 이후 납품까지 42개월이 요구돼 최소 6개월 가량 지연되는 상황이다.
방위사업청은 수차례 미국 측과 사업 계속 추진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그러나 미측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방위사업청은 다음 달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개최해 사업 중단 여부를 결정하고 연내 소요 삭제 및 신규소요 결정 후 사업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