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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이례적인 폭염으로 바닷물이 뜨거워지면서 양식 어패류들이 잡단 폐사를 하는 등 어가의 피해가 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고수온 피해를 보상하는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2일 기준 전국적으로 양식 어패류 225만마리가 고수온에 따라 폐사하면서 어민들이 34억2300만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수온에 따른 양식 어패류 집단 폐사는 3년 만에 발생한 것으로 올해 피해 규모는 지난 2013년 52억원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는 피해가 컸던 전남 완도군의 금일·생일 해역 가두리 양식장의 규모는 빠져있다. 완도군의 경우 고온 현상과 함께 적조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아직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다. 이 지역 어민들은 268어가에서 약 2500만 마리가 폐사해 현재 피해액만 38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금일·생일 해역에서 폐사한 전복량은 우리나라 양식의 약 5%에 해당한다.
이들 어가의 절반 가량은 태풍, 적조, 해일 등 ‘일반 자연재해 보험’에 가입했다. 하지만 폭염으로 인한 고수온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특약보험’에 가입한 어가는 한 곳도 없다. 기존에 고수온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일반보험보다 1.5배 가량 비싼 특약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것이다. 특약보험은 연간 130만원 수준으로 정부가 이중 280만원을 보조해주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전남해양수산과학원·남해수산연구소·완도군·수협·어촌계로 구성된 합동조사반은 현재 폭염에 따른 해수 온도 증가가 원인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남해지역에 중국 양쯔강에서 흘러나온 대량의 저염 담수로 적조가 발생하긴 했지만, 기존에 독성을 갖고 있는 적조와 달라 어류 폐사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적어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어민들은 적조 현상도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기존 코클로디늄 폴리크리코이데스 종과 달리 이번 적조는 카레니아 미키모토이 종으로 독성이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도 “이 품종에 대한 기초 연구자료가 없는 상황이라 고온 뿐만 아니라 적조 등 모든 가능성을 놓고 폐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조사 결과가 고온에 따른 집단폐사로만 나올 경우 이들 어가는 보험금을 따로 받을 수 없어 어가당 수억원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가 고수온에 따른 폐사를 어업재해로 인정하면 어업재해복구비를 받을 수 있다. 통상 재해복구비는 국가보조금으로 최대 5000만원이 지원된다.
김재철 해수부 어촌양식정책과장은 “일단 합동조사단의 결과가 나와야 어민들에 대한 피해 보상 여부를 판별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고온현상이 계속 될 경우 어민들의 피해가 클 수 있는 만큼 정부입장에서는 특약보험 가입을 유도하고 정부 지원금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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