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장영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일본 연립여당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를 접견하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친서를 전달받았다. 박 대통령이 약 1년여간 아베 총리의 친서를 거부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이달말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 계기에 한·일 정상회담까지 열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야마구치 대표는 이날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을 예방한 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1965년(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양국이 협력하면서 교류와 안정을 유지해왔으며,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잘 부탁한다’는 아베 총리의 전언을 포함한 (친서를)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9월 2020년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차 방한한 모리 요시로 전 일본 총리로부터 아베 총리의 친서와 선물을 받은 적이 있다.
야마구치 대표는 이와 별도로 박 대통령에게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도 대화의 장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밝혀,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음을 시사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의 참석을 기대하고 있다”고 화답했으나,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야마구치 대표는 전했다. 이와 관련, 야마구치 대표는 “(박 대통령이) 그런(한·일 정상회담 개최) 노력을 하시리라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한·일 정상회담의 최대 걸림돌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박 대통령은 ‘여성 인권에 관련된 테마이며, 당사자가 고령화되고 있어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다’는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고 야마구치 대표는 전했다. 이에 야마구치 대표는 “정부 간 해결을 향한 노력을 기대하며 양측이 서로 노력해 위안부 문제뿐 아니라 여러 과제에 대해 강한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말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일본의 안보법제에 대해 ‘지금까지 여러 정보교류를 해왔지만 더욱 강한 투명화를 기대하고 있으며 주변국이 안심할 수 있는 대응을 부탁한다’는 취지로 말했고, 야마구치 대표는 “우리(일본) 측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 미·일 안보 억제력을 높임으로써 대화, 외교적으로 평화적인 해결을 하자는 것이 취지”라며 “앞으로 미·일, 한·일 관계를 기초로 양측의 정보교류를 추진하고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앞으로도 이점에 대한 안보법제 설명을 해나가는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야마구치 대표는 설명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부산국제영화제 참석 차 방한한 플뢰르 펠르랭 프랑스 문화부 장관도 접견, 다음달 3~4일 예정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국빈방한과 한·불 정상회담, 수교 130년 기념 상호교류의 행사 등에 대해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나 입양된 한국계 프랑스인인 펠르랭 장관과 취임 첫해인 2013년 3월에도 면담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