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거리두기 4단계에 폭염까지…외출 줄자 외식업계 활로 안간힘

김범준 기자I 2021.07.13 15:37:02

코로나 재확산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시행에
기록적 찜통더위 더해지며 시민들 발걸음 ''뚝''
매장 운영시간 단축하고 제철 메뉴 출시 연기
배달전용매장 늘리고 밀키트 선봬 활로 모색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서울 용산구 한 냉면집. 이곳은 초여름부터 손님들로 북적여 왔지만 이번 주부터 방문객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평소라면 평일 저녁 300명 안팎의 손님들이 오가곤 했는데, 지난 12일에는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조짐에 따른 서울 등 수도권 거리두기가 최고 단계인 4단계로 격상하면서 오후 6시 이후 3명 이상 단체는 식사를 하러 올 수 없게 되면서다. 방문 식사와 포장만 해오던 이 가게는 당분간 영업시간과 인력을 줄이는 대신 배달 장사를 위한 배달대행 서비스 입점을 알아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첫날인 지난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식당에 임시 휴무 문구가 붙어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13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전격 시행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방역지침으로 여름철 때아닌 된서리를 직격으로 맞고 있다. 재택근무 및 원격수업 확대와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 제한 등 사실상 ‘사회적 통금’ 봉쇄 조치로 매장 방문객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다. 여기에 지난 주말부터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찜통 더위가 이어지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까지 발효되면서 시민들의 외출이 더욱 뜸해지고 있다.

이에 외식업체들은 매장 운영 시간과 인원을 한시적으로 감축하고 나서는 분위기다. 손님이 줄어든 탓에 수요 맞추기를 우려하면서 신메뉴 또는 여름철 한정 메뉴 출시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곳도 있다. 자체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거나 배달앱 또는 배달대행 서비스에 적극 입점하는 등 배달 판매를 통한 매출 보전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서울 각지에 수 곳의 매장을 운영하는 유명 한식당 ‘한일관’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하면서 일부 점포에서 아예 저녁 시간 영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4단계 기간인 이달 25일까지 2주 동안 서울 을지로·광화문·디팰리스점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점심 장사만 하고 문을 닫는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패밀리레스토랑 ‘빕스’(VIPS)는 지난해 코로나19 대규모 확산 당시 도입했던 매장 브레이크타임(휴장 시간)을 4단계에 따라 재실시하고 나서며 사실상 영업시간 단축에 들어갔다. 전국 매장별 재량에 따라 점심과 저녁 시간 사이 2시간 안팎의 브레이크타임을 시행 중이다.

빕스는 또 당초 이달 16일로 예정했던 올 여름 신메뉴 ‘훈제오리 바비큐’, ‘장어 깐풍’, ‘머슈룸 리조또’ 등 출시를 무기한 연기했다. 코로나19 확산세와 방역지침 상황을 지켜본 뒤 차차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빕스(VIPS) 얌(YUM) 딜리버리 서비스.(사진=CJ푸드빌)
대신 빕스는 자사 배달 전용 브랜드 ‘빕스 얌(YUM) 딜리버리’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서고 있다. 빕스 얌 딜리버리는 빕스 매장에서 파는 메뉴를 가정에서 레스토랑 간편식(RMR)으로 즐길 수 있도록 도입한 서비스로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앱 플랫폼 또는 매장 전화 주문으로 이용 가능하다.

빕스 얌 딜리버리는 지난해 서울 강남·마포·서초구 등 수도권 11개 지역으로 시작해 현재 전국 총 47개 빕스 전체 매장에서 시행하고 있다. 매장 없이 공유주방 등에 입점해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빕스 배달전용매장’도 지난해 말 2곳에서 최근 16개까지 빠르게 늘렸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다른 외식매장 브랜드 ‘더플레이스’와 ‘계절밥상’에서도 배달 서비스와 정기 구독 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 채널에서 간편하게 구매 가능한 밀키트도 선보이는 등 외식 감소에 따른 활로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되는 듯하면서 매장에서 ‘이것만 피하면 된다’는 분위기였다면,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매장 운영 자체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거리두기에 폭염까지 더해지며 이동과 휴가 대신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다시 늘면서 먹거리 배달 서비스 확대로 활로를 모색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