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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 정봉주도 비명지역 골라 출마…줄 잇는 자객출마

김유성 기자I 2024.01.08 17:06:31

정 전 의원, 비명 박용진 지역구 출마 선언
"민주당에 내부총질 의원, 민주당 대표할 수 없어"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 양문석 전 방통위원도 도전
비명계 "당 지도부, 미온적" 공천 비호 우려하기도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친명(親 이재명)’ 인사들의 비명계 의원 지역구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비명계 인사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자객 출마’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을 ‘민주당의 최전방 공격수’라고 칭했다. (사진=연합뉴스)
8일 정봉주 전 의원이 서울 강북을 출마 선언을 했다. 강북을은 민주당 내 비명계로 꼽히는 박용진 의원의 지역구다. 그는 출마 회견문을 통해 “윤석열 정권 임기를 즉시 중단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들기 위해 22대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독재에 맞서야 할 때 당 대표와 맞서고, 윤석열 정권을 비판할 때 민주당에 내부 총질을 하는 국회의원들은 더 이상 민주당을 대표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비명 박 의원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비명 의원 지역구라서 정 전 의원이 도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그가 강서갑에 도전했던 이력 때문이다. 그때도 민주당 비주류였던 금태섭 전 의원에 도전했다. 다만 정 전 의원을 둘러싼 ‘미투’ 의혹이 여전히 남아 공천에서 배재됐을 뿐이다.

이후 강서갑에서는 강선우 의원이 당선됐다. 민주당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핵심 친명계로 분류됐다. 민주당 내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검증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기자회견 후 기자들을 만난 정 전 의원은 “강서갑은 애초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며 “강서갑에 있는 분들이 물어서 부인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에는 친명계 원외 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운영위원장인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이 은평을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날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그는 자신의 출판기념회를 열고 자신의 책을 소개했다. 이 책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이해찬 민주당 상임고문 등의 추천사가 수록됐다.

그동안 김 전 구청장의 은평을 출마에 만류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가 민주당 내 강원도 총선을 책임지는 강원도당 위원장인 이유가 컸다. 당 지도부까지 나서 ‘다른 지역에 출마하는 게 부적절하다’며 주의 조치를 내렸다. 이 같은 조치에도 김 전 구청장은 출마를 강행했다.

지난 7일에는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출신인 양문석 공공미디어연구소 이사장이 경기 안산·상록갑 지역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이날 이 지역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경기 안산·상록갑은 친노·친문계였던 전해철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지역이다.

양 이사장은 지난해 6월 SNS를 통해 “수박 전해철과 싸우러 간다”고 했다가 당원권 3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들에 대한 징계가 너무 약하고 미온적”이라고 지적했다. 경선과 공천 과정에서도 이들에 대한 비호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우려에 한 친명 의원은 “민주당은 시스템 공천이 확고하게 자리잡혀 있다”며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조·금·박·해’로 분류됐던 의원 중 단 한 명만이 경선에서 탈락하지 않았는가”라고 반박했다.

조금박해는 당시 당내 쓴소리를 하던 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을 뜻한다. 이중 금태섭 전 의원만이 경선에서 떨어졌다. 김해영 전 의원은 본선까지 가서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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