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유죄 판결 판사 저격' 의협회장 "어떤 약도 쓰지 마라"

송승현 기자I 2024.06.12 17:59:42

자신의 SNS 통해 창원지법 판사 재차 저격성 글 게시
"교도소 갈 만큼 위험 무릅쓸 중요 환자 없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업무상 과칠치상 혐의로 기소된 의사에게 유죄판결을 내린 판사를 공개적으로 저격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다시 한번 판결을 비꼬았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투쟁선포문을 읽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 회장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앞으로 병의원에 오는 모든 구토 환자에 어떤 약도 쓰지 마세요”라며 “당신이 교도소에 갈 만큼 위험을 무릅쓸 중요한 환자는 없습니다. 앞으로 병원에 오는 모든 환자에 대해 매우 드물게 부작용 있는 맥페란, 온단세트론 등 모든 항구토제를 절대 쓰지 마시기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이는 최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에게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토록 한 창원지법의 판결을 저격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A씨가 파킨슨병을 앓는 환자의 병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약물을 투여해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임 회장은 지난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해당 판결을 내린 판사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며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며 “이 여자(판사)와 가족이 병의원에 올 때 병 종류에 무관하게, 의사 양심이 아니라 반드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규정’에 맞게 치료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비난했다.

임 회장이 재판부를 향해 ‘공개 저격’에 나서자 창원지법은 지난 10일 입장문을 내고 “법관 사진을 올리고 인신공격성 글을 올린 것은 재판장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라며 “이뿐만 아니라 사법부 독립과 재판에 대한 국민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으로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A씨는 지난 2021년 1월 경남 거제시에 있는 한 의원에서 근무하던 중 80대 환자 B씨에게 맥페란 주사액(2㎖)을 투여해 부작용으로 전신 쇠약과 발음장애, 파킨슨병 악화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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