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경우 청정수소 생산 필수요소인 재생에너지 기반이 약해 국내 기업들은 해외 기업 인수,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블루·청록·그린 등 청정수소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나선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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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제로는 메탄이 주성분인 천연가스를 고온 반응기에 주입한 뒤 촉매와 반응시켜 수소와 고체 탄소로 분해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이 과정에서 생산된 수소가 청록수소다. SK가스는 해당 기술과 기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접목해 청정수소 생산 경쟁력을 높일 예정이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수소’를 점찍은 다른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두산은 그린수소 생산의 핵심 기술인 ‘수전해 기술’ 확보에 나섰다. 그린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전기 분해해 생산한 수소를 말한다.
두산은 국내 연구기관들과 함께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 실증단지 조성’ 업무협약(MOU)을 맺고 그린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할 기술 기반을 마련 중이다. 나아가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을 마치면 두 가지 기술을 엮어 수소를 생산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이 밖에도 SK㈜는 세계 최초로 청록수소 상업화에 성공한 미국 모놀리스(Monolith)와 내년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한국석유공사와 블루수소 생산 기반인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 상용화를 위해 본격적인 연구를 벌이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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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나라의 청정수소 생산 기술은 해외와 격차가 큰 상황이다. 산업연구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소 생산 분야 원천기술 수준은 62.5점으로 미국(100), 독일(97.5), 일본(96.7)과 비교해 낮다. 후발 주자라고 평가받는 중국(63.3)에도 조금 뒤져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직접 인수, 연구·개발 등의 방식으로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업계에선 수소 산업 생태계가 활용 분야에 치중돼 있다며 생산 등 분야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소 경제 관련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 비중에서도 ‘활용’이 52%를 차지한 반면, ‘생산’과 ‘인프라’는 각각 23%, 13%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경제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에너지 자립인 만큼 자체적인 수소 생산 기술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제대로 된 수소경제를 이루기 위해선 가치사슬 전반의 고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