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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열린 대주단 회의에서는 일단 CP4 블록에 자금 지원을 하는 것으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준공이 밀리면 대주단 입장에서도 대출 상환 불확실성이 더 커지는 점, 하청업체 피해 확산 우려 등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CP4 블록의 대주단은 교보생명, 신협조합, 새마을금고중앙회, 푸본현대생명, 산업은행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대한전문건설협회가 태영건설 하도급 공사를 수행하고 있는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2곳에서 직·간접적 피해가 발생했다.
대주단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 CP4 사업장의 공사비가 정상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대주들이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며 “근로자들과 태영의 하청업체를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설 연휴 이전에 공사비를 주는 걸 목표로 했다”고 설명했다. 추가 출자를 못 박진 않았지만 가급적 지원한다는 뉘앙스다. 다른 관계자도 “지원을 하긴 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세부 방안은 미확정이다. 자금 지원 자체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사업장이 요구하는 금액에 대해서 각 금융사들이 철저히 계산기를 두드려 봐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대주단이 최대로 출자(3950억원)한다면 기존 PF 대출 금액(1조5000억원)의 26% 정도를 추가로 내놓게 된다. 대주단엔 추가 출자가 어려운 지역 단위 신협 등도 있어 교보생명, 신한은행 등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추가 출자는 각 회사별로 투자심의위원회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추가 출자를 하는 대주에게 혜택을 줘야 한단 목소리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개별 금융기관 내부적으로 금리나 금액 등 어떻게 추가 지원해줄 수 있을지 내부적으로 검토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워크아웃 초반인 만큼 CP4 사업장 처리 방안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당국은 연일 부동산 PF 부실 처리와 관련해 강경 발언을 이어가며 속도감 있는 정리를 주문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4일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건설사와 금융사의 노이즈를 감내하고라도 엄청나게 강한 강도로 부동산 PF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부실 사업장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정리해주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