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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 8조5375억원, 영업이익 2374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3%, 213.6% 증가한 수준이다. 상장 1년 만에 매출 25조6000억원,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을 올렸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임직원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에 더해 ESS 리콜 대응 물량 원가 상승에 따른 충당금 추가 설정도 영업이익을 끌어내리는데 한몫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사상 최대 실적에도 당분간 부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4분기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54.5% 감소하고, 증권가 컨센서스인 4534억원을 크게 밑돈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의 현재 주가는 전고점 대비 약 23% 하락한 상태다.
게다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글로벌 환경도 LG에너지솔루션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생산된 신차 인도량이 지난해 11월보다 44% 줄어든 5만5000여대에 그쳤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오는 28일 우리사주 보호예수 종료되는 것도 변수다. 상장 공모가 30만원에서 이날 기준 47만3500원으로 약 56% 이익이 난 셈이다. 수익 실현을 위해 매도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증권가의 시선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우리사주 지분율은 지난해 9월30일 792만4939주로 유통물량 대비 약 25%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당분간 저점을 다질 것으로 전망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수요 둔화 우려로 기대치는 낮아졌지만, 1분기부터 다시 성장 궤도 진입 전망한다”며 “보호예수 해제로 수급 부담이 있지만, 실적과 수요 우려는 바닥을 지난 것으로 판단한다. 1월 전기차 판매 수치가 올해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도 “수요 성장의 기울기가 다소 완만해지기 시작한 가운데 당분간 올해 중장기 전망치 하향 조정의 시기를 거쳐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장기적인 시장 성장세는 확고하나 성장률 전망치의 조정 과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셀메이커들의 실적 추정치 하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1분기 말 LG에너지솔루션의 분기 실적 발표와 테슬라의 인도 대수 가이던스 조정 이후 단기 바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