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알려진 네이버, 카카오 외 IT서비스 ‘빅3(삼성SDS, LG CNS, SK C&C)’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어 혼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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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일 입찰 마감되는 한은 CBDC 모의실험 연구 사업을 놓고 삼성SDS, SK C&C 등이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LG CNS의 경우 이미 참여를 기정사실화한 상태여서, 두 회사가 참여한다면 IT서비스 빅3가 모두 뛰어드는 셈이다. 삼성SDS와 LG CNS는 지난해 한은 CBDC 외부 컨설팅 사업에도 참여했었다.
앞서 네이버, 카카오도 이번 입찰에 참여할 뜻을 밝혀왔다.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플러스와 네이버파이낸셜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최근 라인은 CBDC 플랫폼 사업을 추진해왔다.
카카오는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인 그라운드X가 참여한다. 그라운드X는 지난 4월 싱가포르 등의 CBDC 사업을 진행한 경험을 가진 미국 블록체인 기업 컨센시스와도 기술 협력을 맺으면서 이번 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기업들은 컨소시엄 구성에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이번 사업은 CBDC 활용성과 관련 IT시스템의 안전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클라우드 환경에서 동작하는 CBDC 모의실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사업 예산은 49억6000만원 수준이다.
50억원짜리 사업 하나에 빅테크 기업과 대형 IT서비스 기업들까지 관심을 보이는 건 다름 아닌 ‘레퍼런스’ 확보 때문이다.
IT서비스 업계 임원은 “향후 한은이 실제 CBDC를 발행할 때 구축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고, 다른 연관 사업 수주도 용이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CBDC를 발행하게 되면, 이를 유통할 시중은행도 시스템 개발이 필요해지는데 이때 양쪽 다 이번 사업 경험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입찰을 거쳐 사업자를 선정한 뒤 다음달부터 12월까지 1단계 사업을 진행한다. 1단계 사업에서는 분산 원장 기반 CBDC 모의실험 환경, 발행·유통·환수 등 기본 기능에 대해 기술적 타당성을 검증하게 된다. 내년 상반기 이어질 2단계 사업에선 중앙은행 업무 확장, 오프라인 결제, 디지털 자산 구매 등 확장 기능을 비롯해 개인정보보호 강화 기술 등 신기술 적용 가능성을 검토할 방침이다. CBDC 보유 현황과 거래 내역 등을 기록하는 원장(ledger)은 분산원장 방식으로 관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