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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허리숙인 `폭우 골프` 홍준표에 징계 낮출까…26일 수위 논의(재종합)

이상원 기자I 2023.07.20 19:57:47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 전체회의
`재해 시 골프 제한` 윤리규칙·품위유지 의무 위반
홍준표 사과·게시글 삭제에 참작 가능성도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김현아 징계 절차 시작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20일 집중 호우 속 골프를 친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윤리위는 오는 26일 회의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홍 시장이 나흘 만에 사과하면서 징계 수위가 낮춰질지 관심이 쏠린다.

호우특보 속에 골프를 쳐 비판을 받아온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9일 오후 시청 동인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허리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사진=뉴스1)
與 윤리위, 홍준표 징계 사유…“윤리규칙 위반”

당 윤리위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제6차 전체회의를 열고 ‘홍준표 시장 수해 시 골프 논란 관련 징계 절차 개시 여부의 건’을 직권상정 후 홍준표 시장에 대해 징계절차를 개시하기로 의결했다.

징계 사유는 △2023년 7월15일 수해 중 골프 행위 관련 당 윤리규칙 제22조 제2항(사행행위·유흥·골프 등의 제한) 위반 △7월17일~18일 언론 인터뷰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 관련 당 윤리규칙 제4조 제1항(품위유지) 위반으로 적시했다.

황정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모든 국민들 수해로 안타까워하고 노심초사하고 있을 때 집권당 소속 광역단체장은 응당 국민과 아픔을 함께해야 한다.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동을 해서 공감능력의 부족을 드러낸다면 이는 바로 당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해당행위가 된다”며 징계 개시의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의힘 윤리강령 시행규칙 제22조(사행행위·유흥·골프 등의 제한) 2항에 따르면 당직자와 당 소속 공직자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언행 기타 당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일체의 해당행위를 해선 안 된다.

특히 ‘자연재해나 대형사건·사고 등으로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거나 국민과 국가가 힘을 모아야 할 경우’ 경위를 막론하고 오락성 행사나 유흥, 골프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

윤리규칙 제 4조(품위 유지) 1항은 ‘당원은 예의를 지키고 사리에 맞게 행동하여야 하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황 위원장은 “직권상정 후 어제(19일) (골프를 친 것에 대해 홍 시장이) 공식사과를 하면서 더이상 논란 확산은 차단됐지만 윤리위로서 이미 벌어진 해당행위 대해 책임 물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5일 골프를 친 것과 그 후 국회의사당에서의 발언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 내용이 윤리규칙 위반한 것으로 보았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나”라고 반발했다.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골프를 친 것은) 부적절하지 않았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동과 발언’이라는 당 안팎의 비판이 쏟아지면서 지난 18일 김기현 대표 지시로 진상조사에 착수했고, 윤리위는 홍 시장에 대한 징계 논의를 직권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홍 시장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결국 홍 시장은 논란을 빚은 17일 자 SNS 게시물 두 건을 자진 삭제하고 윤리위 측에 사과문과 의견서, 비상 상황 근무 현황표도 제출했다.

황정근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 전체회의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홍준표 징계두고 “국민 눈높이 안 맞아” vs “시대 변해”

홍 시장의 징계 수위에 대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윤리규칙에 따르면 자연재해 시 ‘골프를 금지’하고 있기에 중징계를 불가피하다는 반면, 홍 시장이 이미 사과했기에 이를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면서다.

공식적으로 징계 절차를 개시됨에 따라 홍 시장은 징계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징계는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의 네 단계로 나뉜다.

앞서 홍문종 전 새누리당 의원이 2006년 ‘수해 골프’로 물의를 일으켜 제명당한 전례가 있어 홍 시장에게도 이 중 ‘중징계’에 해당하는 당원권 정지 이상 수준의 징계도 내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기윤 윤리위원은 이날 윤리위 회의에 들어가며 기자들에게 “과거 유사한 사건의 징계처분 결과가 참작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SBS라디오에 출연해 “당 윤리위원들과 당 지도부, 일선 당원들이 다들 엄중한 분위기로 이 사건을 바라보고 있다”며 “적절한 수준의 엄중한 분위기를 반영한 징계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홍 시장의 사과와 게시물 삭제 등이 징계 수준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 위원은 “사과하지 않는 분과 사과하는 분은 징계 양정에 다르게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김 위원은 “저희는 홍 시장이 사과문을 썼지만 국민들이 보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것으로 본다”며 “수해 현장을 찾아가 가족들을 위로하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양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리위는 오는 26일 오후 4시 회의를 열고 홍 시장의 소명을 듣고 징계 수위를 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윤리위는 수해 상황에서 당협워크숍을 연 강성만 금천구 당협위원장에 대한 징계 개시 여부는 추후 논의키로 했다. 황 위원장은 “강 위원장(에 대한 징계 여부는) 사실 관계 조사가 필요해서 당무감사위원회에 사실관계 확인을 의뢰했다”고 전했다. 김현아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관련 징계 수위는 오는 8월 중 논의할 방침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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