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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용 연료’ 줄이고 ‘유화’ 늘리고…SK이노, 석유사업 체질개선

김정유 기자I 2021.07.01 14:40:48

수요 감소하는 육상 수송용 연료 비중 축소
탄소 포집 기술도 추진, 탄소배출비용 대응
해중합·열분해 등 플라스틱 재활용도 본격화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스토리 데이’에서 자사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기존 주력이었던 수송용 석유제품 생산을 줄이는 동시에 석유화학제품 생산 비중을 키우는 식으로 석유사업을 전략적으로 변화시킬 계획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스토리 데이’에서 이 같은 중장기 석유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기존 주력으로 삼아왔던 원유정제, 석유개발 영역에서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고 사업 구조도 대폭 개선하기 위한 전략이다.

서석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은 “현재 에너지 트레이딩 시장에서 수송용 석유제품 수요가 줄었는데, 내부적으로 수송용 연료를 수요 규모에 맞춰 줄일 방법이 있는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며 “최근 울산컴플렉스 석유정제설비에서 수송용 연료와 경유 생산을 ‘제로’(0)에 가깝게 줄일 수 있는 방안까지도 마련해봤는데, 1차적으로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관련 방안이 예비 타당성 검토 등을 통과해 본격 추진된다면 SK이노베이션은 육상 수송용 연료 대부분을 석유화학제품으로 전환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서 사장은 “이 경우 육상 수송용 연료 비중과 석유화학제품 비중이 거의 대등한 수준까지 변화할 수 있다”며 “다만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고 실제 실행에 옮기려면 육상 수송용 연료의 수요 감소 속도나 규모가 중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 같은 시장 상황 변화를 면밀히 따져본 후 실행에 옮길 만한 의사결정 시점이 언제인지를 추가로 따져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이날 스토리 데이에선 SK이노베이션의 정유·화학사업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다양한 방안들이 공유됐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석유사업 연료원을 액화천연가스(LNG)로 전환하는 작업도 진행 중인데,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아직 확정된 부분은 아니지만, 에너지 효율을 올리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개발도 같은 맥락이다. 김 총괄 사장은 “울산컴플렉스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외부에 저장하는 프로젝트도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정부 국책과제로 선정돼 실증 모델 연구가 상당히 이뤄져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비용 절감 기술도 나와야 하는데 현재 탄소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새로 개발돼야 할 기술들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이어 “불확실한 측면들이 분명 있지만, 필요한 기술들이 특정시점 이내엔 활발히 개발·적용돼 탄소 저감 노력에 상당부분 기여해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다”고 언급했다.

현재 탄소 문제와 관련해 설비투자나 생각보다 인수합병, 지분매각 등이 용이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SK이노베이션 측 설명이다. 김 총괄사장은 “탄소 관련 사업의 경우 전환해 가치를 높인 상황에서 다음을 고민하는 것이 맞다”며 “현재 탄소배출권 가격은 유럽의 경우 50유로까지 올랐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상승해 오는 2030년엔 100달러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SK이노베이션 차원에서 탄소배출량이 1200만t 규모인데 이를 계속 유지하면 비용이 6조원 정도 들 것으로 추산한다”며 “관련해 설비투자를 진행하면 1조5000억~6000억원이 들 것인데, 이런 부분을 감안해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종합화학을 통한 친환경 사업 강화도 진행한다. 대표적인 것이 해중합(Depolymerization) 기술 개발이다. SK종합화학은 최근 북미 루프인더스터리에 약 630억원을 투자해 해중합 기술을 확보한 바 있다. 이 기술은 폐페트병이나 전량 소각이 불가피한 폴리에스터 폐섬유를 저온에서 화학적으로 분해, 순수한 원료 상태로 되돌려 100% 재활용할 수 있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오는 2025년 기준 70만t 정도를 리사이클 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중 30만t을 해중합으로 나머지는 열분해로 가는 것이 목표”라며 “기술도입 시기에 따라 유동적일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분해유는 원료로 사용하기에 한계가 있는데, 후처리해 공정에 바로 투입 가능한 자체 기술을 개발했다”며 “초반에 국내에 있는 열분해유를 받아 후처리해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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