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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악 총기참사]사상자만 100명, 충격의 올랜도

김인경 기자I 2016.06.13 15:06:37

나이트클럽서 무차별 총격…‘IS’ 심취 정황도
각국 정상 애도 잇따라…트럼프 反 오바마 부각할 듯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 플로리다주(州) 올랜도에서 사상 최악의 총기참사가 발생했다.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 범죄에 전세계의 애도와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알카에다 이후 美 최악의 테러

12일(현지시간) 새벽 올랜도의 성 소수자를 위한 나이트클럽에서 오마르 마틴(29)이 AR-15스타일의 돌격 소총과 권총을 들고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이 날은 남성 동성애자들의 자부심을 과시하는 게이프라이드위크(gay pride week)이어서 게이를 위한 이 나이트클럽에는 350명 가량이 있었다.

현재까지 50명이 사망하고 53명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07년 버지니아공대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의 사망자 32명을 뛰어넘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다.

아프가니스탄 이민자 2세인 마틴은 뉴욕에서 태어난 시민권자로 플로리다에 거주하고 있었지만 이슬람국가(IS)에 심취한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2013년과 2014년에 무장단체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FBI 조사를 받은 적이 있었다. 이번 범행 전에도 IS 지지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널드 호퍼 FBI 특수요원 책임자 보좌는 “마틴이 이날 아침 911에 전화를 걸어 IS 지도자에게 충성을 맹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총격사건에 대해 IS와 다른 극단주의 단체와의 연관성을 아직 찾지는 못했지만 테러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이 테러로 결론 나면 지난 2001년 9월11일 세계무역센터와 국방부에 가한 알카에다의 테러 공격 이후 미국에서 터진 최악의 테러로 기록될 전망이다.

◇“증오범죄” 애도 속 대선후보 힘 겨루기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고를 ‘테러행위’이자 ‘증오범죄’라고 규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같이 슬퍼하고 같이 분노하며 우리 국민을 지키기 위해 단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선주자들도 애도를 표했다. 민주당의 실질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LGBT(성소수자) 집단을 지지하는 수백만의 사람이 있으며 나 역시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희생자에 대해 애도를 표하면서도 오바마 정부에 대한 강력한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성명을 발표하는 시간에 맞춰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이 ‘과격한 이슬람 테러리즘’이라는 말을 언급할까?”라며 “만약 하지 않는다면 수치심을 느끼고 사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11월 치러질 대선을 앞두고 이번 참사를 각 진영에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클린턴은 성소수자에 대한 지지를, 트럼프는 반(反) 오바마와 반(反)이슬람 정서를 부각할 것이라 전망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도 이 참사에 주목했다. 프란시스코 교황는 성명을 내고 “살인은 어리석은 증오 행위”라며 “이번 공격은 미국 국민에게 충격과 공포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130여명의 사망자를 낸 파리 테러를 겪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와 프랑스 국민은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미국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올 초 32명이 사망한 공항 테러를 겪은 찰스 미쉘 벨기에 총리도 자신의 트위터에 “수많은 무고한 인명의 손실에 정말 슬프다”며 “피해자 가족들에게 애도를 보낸다”고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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