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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兆 굴리는` 헤지펀드 운용사, 공모재간접펀드 연합체 만든다

송이라 기자I 2016.06.13 15:04:54

라임·안다·쿼드 등 공모 재간접펀드 출시 논의중
"공모운용사에 역제안 형식…이중보수·책임 문제 해결"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운용규모 5조원을 넘어서며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형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연말쯤 출시될 공모 재간접펀드시장 진출을 위해 연합체를 구성한다. 이를 통해 재간접펀드의 문제로 지적돼온 이중 수수료와 책임소재 문제를 보다 주체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과 안다, 쿼드, 타임폴리오 등 몇몇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연합체를 구성해 공모 재간접펀드시장에 출사표를 낼 계획이다. 공모 재간접 펀드란 일반투자자들의 사모펀드 투자 기회를 주기 위해 500만원 이상 소액으로 사모펀드 여러개에 나눠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으로, 그동안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이었던 사모펀드시장 문턱이 낮아지면서 펀드시장의 큰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개 사모펀드에는 전체 공모펀드 자산의 20% 이하만 투자할 수 있어 공모펀드를 내 자산을 전부 사모펀드로 구성하려면 최소 5개의 사모펀드를 편입해야 한다.

이에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공모 재간접펀드시장 진입을 위해 서로의 투자전략을 혼합해 공모 운용사에 역제안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통상 공모펀드 운용사가 직접 여러 사모펀드를 선택해 상품을 구성하지만 믿을 만한 사모펀드 운용사 여러 곳이 아예 상품구조를 모두 짜서 공모펀드 운용사에 거꾸로 제안한다는 것. 수익도 n분의 1로 나눠 갖는다. 연합체 구성을 논의 중인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공모 재간접펀드는 저금리 시대 일반투자자에게 효과적인 중위험·중수익 투자상품이 될 수 있다”며 “특히 공모펀드 운용사들이 자기들 입맛대로 사모펀드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우리쪽에서 먼저 상품을 만들어 역제안한다면 재간접펀드가 지닌 문제점들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재간접펀드는 펀드오브펀드 형태로 운영되며 운용 책임소재가 불불명하고 수수료도 각각의 펀드에서 떼가는 이중보수 문제 등이 제기돼왔다. 국내에서 운용 중인 재간접펀드 중 히트상품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직접 서로의 상품으로 펀드를 구성해 공모펀드를 만들면 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 운용에 신경을 쓸 것이란 전망이다. 또 이들이 구상 중인 펀드는 운용보수를 일반 상품보다 낮게 설정할 방침이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사실 재간접펀드를 만들 때는 구색 맞추기용으로 대형 운용사 상품을 끼워넣는 등 수익률과는 무관한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사모펀드 운용사끼리 힘을 합친다면 서로 전략을 보완하고 안정적 수익률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2011년 출범한 한국형 헤지펀드는 이달초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주식형펀드 매년 감소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들은 롱숏이나 비상장주식 매수, 공모주 청약 등 다양한 운용전략을 사용하며 벤치마크 수익률과는 무관한 절대수익을 추구하면서 시중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요즘 소위 잘 나가는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공모 재간접펀드 출시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현상이 고무적”이라며 “일반투자자들도 그동안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사모펀드에 가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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