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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중동분쟁 장기화 가능성…불확실성 커졌다"

하상렬 기자I 2023.11.01 15:02:24

한은·대한상의 제2회 공동세미나 개최
"내년 유가 84달러 예상…90달러 이상↑ 예측 변화 가능성"
"정부의 기업 직접투자 공감하나…간접 방법 고민해야"
정부 향해 "중국서 우리 기업 나올 떄 도와줘야"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스타엘·하마스 분쟁이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견해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국제유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제2회 한은-대한상의 공동 세미나’에서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와 좌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총재는 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한국은행·대한상공회의소 제2회 공동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한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前 한국경제학회장)와의 좌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유가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다 8~9월 많이 변동해 유가가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하마스 사태가 어떻게 변화할지 불확실성이 큰데, 최근 대부분 전문가들이 가자지구 전면전이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내년 예측 경로에서 유가를 84달러 정도로 보고 있는데, 그런 사태(중동분쟁이 장기화 될 경우)로 가면 90달러 이상 올라 예측이 변화할 수 있다”며 “저희에겐 좋은 뉴스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정부의 직접투자가 늘어나야 한다는 기업들의 주장에 대해서 공감하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현재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직접투자를 지원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간접적으로 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잘못하면 세계무역기구(WTO), 미국, 유럽이 ‘스테이트 온 컴퍼니’(state-owned company·국영기업)에 대한 반발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우리 기업이 중국에서 나올 때 도움을 줘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중국을 방문할 때마다 한국 기업을 만나면 요청을 받는다”며 “중국에서 빠져나올 때 세금을 포함한 법적인 문제가 많아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 체계적으로 엑시트(exit·퇴장)할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인구 감소가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오히려 늘어나게 할 수도 있다는 부분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인구가 떨어져도 큰 문제가 아니라고 오해할 수 있다”며 “노인을 봉양하는 사회자본이 충분하지 않다. 젊은 사람들에게 창의력을 발휘해 생산성을 늘리라는 것은 굉장히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종화 교수는 내년 우리나라를 둘러싼 리스크 중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 경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제유가 향방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보면서,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글로벌하게 지정학적인 어려움을 미칠 것으로 봤다. 그는 중동분쟁보다는 그로 인해 파생되는 테러 위험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한국은행·대한상공회의소 제2회 공동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한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前 한국경제학회장)와 대담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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