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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과학 수준 올라가, '네옴시티' 건설 기회로 활용해야"

강민구 기자I 2022.11.21 15:08:25

이우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첫 기자간담회
단순 조립 수출서 벗어나 민관협력으로 핵심 역할 기회
"대통령 회의 주재 이끌고, 쓴소리 마다 않겠다"
KAIST 예산 교육부 특별회계 이관 논란에는 "기재부가 위험한 발상"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네옴시티’는 과거 중동 진출과 다릅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수준이 올라갔다는 방증이기 때문에 과학기술계가 민관 협력을 활성화해서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이우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은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문이후 중동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데 대해 과학기술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과기자문회의는 국가 과학기술 발전 전략과 주요 정책방향, 정책 관련 사항을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역할을 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다. 연구개발 계획과 사업 조정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는 역할도 한다. 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이다.

이우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이우일 부의장은 빈 살만 왕세자의 방문에 대해 “과거에는 우리가 값싼 노동력과 프로젝트 구성 능력으로 수주했다”면서 “이제는 가스터빈 같은 외국 장비를 조합해 노동력으로 우리나라가 종합적으로 건설하던 시절에서 벗어났다. 이번 사례처럼 국가 과학기술 수준이 충분히 올라가 기회를 인정받게 됐다”고 평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포스코에서 만든 고망간강을 꼽았다. 수소를 천연가스를 액화시키면 초저온이 되고, 합금으로 니켈강을 사용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비싼 니켈을 포스코에서 싸게 만든 것처럼 우리나라가 처음 개발해 세계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성과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이 부의장은 “우리가 스스로 개발해 사업에 참여하고 부가가치도 높일 수 있는 수준이 됐다”면서 “단순 조립에서 벗어나 핵심 부품까지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과학기술계가 중동 진출을 후원하고, 참여 기회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우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사진=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과기자문회의의 앞으로 역할에 대해서는 현장의견을 반영한 정책 발굴, 과학기술정책 전반에 대해 시의성을 고려한 자문, 대통령의 과기자문회의 참석 확대 등을 꼽았다. 지난 10월말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 ‘블라인드 채용 제도 철폐’ 등을 이끌어낸 것처럼 현장에 맞는 의견을 제안하겠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정기적으로 회의에 오도록 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임 5년 중 과기자문회의를 단 세 번만 찾았는데 형식적인 기구에서 벗어나 과학기술계 최대 자문기구로서 쓴소리도 하면서 제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이 부의장은 “지난 전원회의에서 과학계 숙원사업인 블라인드 채용 제도를 없앤 것처럼 앞으로 과학계를 위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도록 노력하겠다”며 “과학기술과 정치가 별개인 만큼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주장하고, 때로는 듣기 싫은 소리도 하겠다”고 했다.

시의성에 맞춰 단기 이슈들에 대한 자문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거듭 피력했다. 이 부의장은 “그동안 자문의제들이 3개월에서 6개월의 기간 동안 준비해서 자문했지만, 세상이 굉장히 빨리 변하기 때문에 단기 이슈들을 발굴해서 자문할 계획”며 “민간자문위원 등이 모인 카카오톡방을 통해 즉시에 의견을 모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대통령이 관심을 보이도록 의제도 적극 발굴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부의장은 최근 기획재정부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비롯한 4대 과학기술특성화대학 예산을 교육부 특별회계 이관을 추진한 일을 놓고서는 사견임을 전제로 “기획재정부가 위험한 발상을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밑바탕에는 교육 문제가 있는데 우리나라 교육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서 지금 같은 행정시스템에 밀어 넣으면 과학기술영재교육 포기하라는 것과 같다”고 우려했다.

지난 10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 사진.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이우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오른쪽).(사진=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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