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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에서 스마트폰으로...팬택이 달려온 23년

박철근 기자I 2014.07.16 17:44:42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팬택은 1991년 창업자 박병엽 부회장이 자본금 4000만원으로 세운 무선호출기(삐삐) 제조업체였다. 맥슨전자의 영업 사원이었던 박 부회장은 무선호출기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경기도 부천에 있는 아파트를 팔아 자본금을 마련했다.

삐삐 보급이 확대되면서 팬택은 1992년 2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994년 국내 최초로 문자 호출기를 출시했다. 이듬해인 1995년 음성호출기와 광역호출기를 잇따라 선보였다. 삐삐 붐이 절정이었던 1997년에는 매출이 762억원으로 불어났다.

1997년 팬택은 사업 방향을 바꿔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 분야에 뛰어들었다. LG전자의 전신인 LG정보통신으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계약을 따내 그 해 5월부터 휴대전화 생산에 들어갔다. 그 해 8월 팬택은 기업공개에 성공해 상장기업이 됐다.

1998년에는 미국 모토로라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모토로라는 1500만 달러를 투자해 팬택의 2대 주주(지분율 20%)에 올랐다. 2000년 매출은 2871억원이었다. 2001년에는 하이닉스반도체의 자회사였던 단말기 제조업체 현대큐리텔을 인수했다. 이듬해 8월 현대큐리텔은 이름을 ㈜팬택앤큐리텔로 바꿨다. 2005년 ‘SKY‘라는 브랜드로 휴대전화 단말기를 제조하던 SK그룹 계열사 SK텔레텍을 합병했다.

성장 가도를 달리던 팬택은 2006년 글로벌 휴대전화 시장이 노키아, 삼성, 모토로라 등 대기업 위주로 재편되면서 실적 악화를 겪기 시작했다. 이 해 12월 팬택과 팬택앤큐리텔 등 팬택 계열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던 12개 금융기관은 팬택 계열 회사들의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박 부회장은 4000억원대로 평가 받던 보유 주식을 모두 채권단에 넘겼다. 이듬해인 2007년 4월 주식이 상장 폐지됐다. 박 부회장은 이후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으로 팬택의 경영을 맡았다.

2009년 팬택은 매출 1조 1805억원, 순이익 385억원을 올리며 경영 정상화에 성공하는 듯 했다. 2009년 12월 팬택앤큐리텔을 합병했다. 2010년 4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리우스, 8월 베가를 각각 출시했다. 2011년 6월 미국에 첫 안드로이드폰 크로스오버를 출시했고 같은 해 12월 5년에 걸친 기업개선작업이 종료됐다. 2013년 4월 미국의 버라이즌을 통해 모션인식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 ’퍼셉션‘을 출시했다. 하지만 올들어 이동통신 3사가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휴대폰 업계가 어려워지자 다시 자금난을 겪는 상황이 됐다.

팬택의 최대주주는 2013년 2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 후 산업은행에서 미국의 퀄컴 사로 변경됐다. 올 3월말 현재 퀄컴의 보유 지분은 1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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