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현·안철수·장제원 세모으기 본격화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여당 내에서 신·구 세력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하거나 출범한 계파 모임으로는 김기현 의원이 주도하는 ‘혁신24 새로운 미래’(새미래), 안철수 의원의 ‘민·당·정 토론회’, 이준석 대표가 출범했던 ‘혁신위원회’, 장제원 의원이 주축이 된 ‘민들레’(민심 들어볼래) 등이 있다. 또 초선의원들이 주축이 된 공부모임인 ‘명불호전 보수다’, 청년문제 연구조직인 ‘요즘것들 연구소’도 재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미래 모임에는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강연자로 나선 가운데 의원 56명이 현장을 찾았다. 이는 일주일 전에 열렸던 모임에 참석했던 인원(39명)에 비해 50%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또 지난 11일 국민의힘이 당 대표 징계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의원총회를 열었던 당시 참여했던 40여명의 인원보다도 훨씬 더 많은 숫자다.
정치권에서는 당내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과 윤핵관의 핵심인 장제원 의원의 연대(일명 김장 연대)설이 돌면서 당내 관심이 집중됐다고 해석한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원톱 체제’를 대신할 새 지도부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어려운 사정으로 위기를 극복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을 시사했다.
|
안 의원은 토론회를 마치고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 및 조기전당대회 등을 묻는 질문에 “당내 사정에 대해 여러 우려의 목소리가 있기 때문에 내일 정도에 입장을 밝힐까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유력 대권 주자이자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안 의원이 21일 차기 지도체제 구성 등에 대해 어떤 목소리를 내며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낼지 관심이 쏠린다.
현 정부의 실세라는 평가를 받는 장제원 의원은 이날 두 모임에 참석하지는 않았다. 다만 최근 안철수·김기현 의원과 접촉면을 넓히는 등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아 당권 확보를 위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전날 장 의원은 권 원내대표가 대통령실 사적 채용 발언이 논란되자 “거친 표현을 삼가해야 한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평소 두 사람은 호형호제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지만 지난달 장 의원이 주축이 된 당내 친윤 그룹 공부모임인 민들레 결성을 놓고 이견을 보이며 불화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에는 이 대표가 추진해 설립한 ‘혁신위원회 의견수렴 경청회 2탄’ 모임이 열렸다. 위원장을 맡은 최재형 의원은 이 대표 징계와 무관하게 위원회를 정상 가동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최 의원은 “혁신위가 앞으로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정당을 거듭날 수 있도록 꾸준히 당 혁신안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2024년 총선 앞두고 경쟁…새 지도부 가능성도
최근 잇따른 여당 내 모임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2024년 4월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공천권을 손에 쥐기 위한 ‘총성없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 대표 공석 상황을 두고 ‘궐위’가 아닌 ‘사고’로 해석하며 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이끌고 있는 권 원내대표는 내년 4월 원내대표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다. 이 때까지 당을 이끌며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시간 벌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당 대표 공석 상황을 궐위로 해석할 경우 당헌 규정상 궐위 사유가 발생한 후 60일 이내(당 대표 잔여임기 6개월 이상일 경우)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
|
전문가들은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내부 당권을 두고 친윤(親尹)과 비윤(非尹) 간 갈등은 물론 친윤 내부에서도 세력화를 위해 싸움이 벌어지면서 정당 내부 판갈이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준석 대표 공석 상황이 연말까지 유지되지 못하고 조기 전당대회가 열려 새 지도부가 선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