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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광폭 행보 최태원…현지 네트워크 다진다

함정선 기자I 2021.11.02 15:35:28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경영 본격화
그간 강조해온 '글로벌 스토리' 경영 강화
미국 등 현지 정·관계 네트워크도 확대
배터리, 반도체, 바이오 등 신사업 전략적 접근

[이데일리 함정선 김상윤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경영 본격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간 ‘글로벌 스토리’를 강조해온 최 회장이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스토리는 최 회장이 던진 경영 화두 중 하나로, SK그룹이 글로벌 현지 이해 관계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윈-윈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개념이다.

특히 최 회장은 올 들어서만 미국을 3번째 방문하며 북미 관련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은 배터리와 반도체, 바이오 등 최 회장이 SK그룹의 미래 사업으로 강조해온 관련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최적의 시장으로 손꼽힌다.

최태원 SK회장(오른쪽)이 지난달 27일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회동하고 있다.(사진=매코널 원내대표실)
2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달 27일부터 1일(현지시간)까지 미국에서 정·재계 인사를 만나 SK그룹의 비전을 공유하고 다양한 협력 등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지원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고, 이후 두 달 만인 7월에는 독자적으로 미국 출장길에 올라 그룹의 핵심 사업들을 챙긴 바 있다.

무엇보다 최 회장은 현지에서 그룹의 계열사를 돌아보거나 격려하는 수준을 넘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정·관계를 넘나드는 네트워크를 쌓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미 정상회담 방미 당시 최 회장은 빌 해거티 상원의원, 존 오소프 상원의원,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 등 정·관계 주요 인사들과 교류했고, 미국의 대표적 경제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의 조슈아 볼튼 회장, 폴 덜레이니 통상·국제담당 부회장 등과도 면담을 진행했다. 이번 미국 방문에서도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제임스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 등 공화·민주 양당의 지도자들과 만남을 이어갔다.

배터리와 반도체, 바이오 등 SK그룹의 차세대 사업이 탄소중립 등 글로벌 환경 이슈 등과 맞물려 있는 만큼 현지 정·관계 인사들과의 소통과 교류, 지원과 협력이 중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SK그룹이 미국의 다양한 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공장을 짓는 등 현지 사업에 나서고 있는 점도 최 회장의 적극적인 네트워크 행보의 이유로 손꼽히고 있다.

배터리 계열사인 SK온은 조지아에 공장을 건설 중이며 포드와 합작해 켄터키와 테네시 주에 2027년까지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으며 SK E&S는 플러그파워, 모놀리스 등 미국 내 에너지 기업과 지분투자, 합작법인 등 활발한 협력을 진행 중이다.

이에 최 회장은 현지 정계 인사들과 만나 “대규모 배터리 공장이 완공되면 3개 주에서 모두 1만1000여 명에 이르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미 의회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으며 “SK는 미국에 본사를 둔 원료의약품 위탁생산 기업 SK팜테코 등을 통해 미국과의 바이오 사업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 회장의 이 같은 북미 사업 확장 기조에 따라 SK그룹이 북미 사업을 총괄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미국에서 일정을 마친 후 곧바로 1일 헝가리로 이동해 유럽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순방단과 합류해 헝가리 상의회장 면담, 한국-비세그라드 그룹(헝가리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비즈니스 포럼 참석, 국빈만찬 참석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2일에는 코마롬시에 자리한 SK온의 배터리 공장을 찾아 현지 배터리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현지 구성원들을 격려할 계획이다. SK는 헝가리 코마롬시(연간 17.8GWh 생산)와 이반차시(30GWh)에 총 3개의 배터리 공장을 운영 또는 건설 중이다.

최 회장은 2일 서울과 일본 도쿄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열리는 ‘한일경제인회의’에 기조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한일 경제인협력 플랫품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한국의 우수한 인력들은 일자리가 없고 일본은 경제 시스템에 활력을 불어넣을 청년이 부족하다”며 “개별 기업 간 협력보다 폭과 깊이를 확대해 취업, 전문인력을 교류하는 등 지속 가능한 관계로 발전시키자”고 강조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0월 13일 오후 대한상의 20층 챔버라운지에서 출입기자 비공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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