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원전 찬반은 이제 '가치관 문제'..신뢰 회복이 근본 대안"

이승현 기자I 2014.09.17 17:15:02

'2014 원자력·방사선 엑스포' 개최..김명자 전 장관 지적
웨스팅하우스 "안전성 기술 발전도 신뢰확보 방법"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원자력발전 찬성론자들은 원전의 장점을, 반대론자들은 단점을 강조합니다. 원전 문제는 가치관의 문제가 되어서 단순히 논리로 설득하기 어렵습니다”(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조직적인 납품비리와 안전성 문제, 핵폐기물 처리 등으로 기로에 선 원전 산업의 지속가능성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환점’이란 주제로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 열린 ‘2014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에서는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김 전 장관(KAIST 초빙교수)은 이날 개회식 기조강연에서 근본 대안은 원자력발전에 대한 일반 대중의 ‘신뢰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한다면 심지어 틀린 말을 해도 믿지만 한번 신뢰가 실추되면 회복이 매우 어렵다”고 원자력업계에 조언했다.

김 전 장관은 이와 관련, “한국은 원전 정책이 얽혀있고 왔다갔다 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정부는 핵폐기물 처리정책의 경우 중저준위와 고준위의 동시 처리를 줄곧 밝혀오다 지난 2005년 돌연 중저준위 우선 처리로 방향을 바꾸었다. 김 전 장관은 이에 따라 정권마다 ‘뜨거운 감자’인 고준위핵폐기물(사용후핵연료) 처리문제는 차기 정권에 계속 넘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원전사고 원천 방지와 사용후핵연료 처리방안 확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원전산업은 전세계에서 단 1개 원전에서 사고가 나면 모두 위기에 빠지는 ‘공동운명체’이다”며 “어느 한 곳에서도 사고가 나선 안 된다”고 했다.

장문희 한국원자력학회장은 이날 축사에서 “방사선 기기분야와 폐로산업, 부품 분야, 사용후핵연료 처리분야 등에서 아직 기술과 역량이 부족하다”고 했다. 장 회장은 그러나 “우리의 노력의 결과로 국민을 안심시키고 세계적인 기술상품을 만들어내면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는 세계적인 원전업체인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마크 펙토 일본 지사장도 참가했다. 펙토 지사장은 특별강연에서 “사람들은 원전에 대해 이성적이든 비이성적이든 공포를 갖고 있다”며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경우 통제가 되지 않아 일어났고 사태도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중의 원전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선 지진과 쓰나미 등 자연재해가 일어나도 상황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안전성 기술의 발전이 대중의 신뢰를 얻는 한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이날부터 3일간 열리는 이번 엑스포는 방사선 분야와 원전폐로 분야, 원전 기자재 수출산업, 방사성폐기물 관리 분야 등에서 세부포럼이 진행된다. 다큐멘터리 상영과 논문 발표 등 부대행사도 마련돼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