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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NCG로 함께 협의·결정·행동하는 일체형 확장억제”

박태진 기자I 2023.07.18 18:53:06

[핵협의그룹 첫 회의]
핵 폐쇄·합동작전·전략메시지·위기관리 등 구체화
시뮬레이션 자주 실시…핵 전문가 美 파견 후 교육
김태효 “美, 북핵 공격시 압도적 대응…北정권 종말”
캠벨 “핵억제 위한 모든 조처 강구할 것”
尹 “핵 기반 한미동맹으로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해야”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한미가 18일 오전 9시부터 5시간 넘게 심도 있는 논의를 한 끝에 북한의 핵·미사일 확장 억제를 위해 협의하고 결정 및 행동하는 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한미 정상이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계기에 채택한 핵협의그룹(NCG) 출범의 ‘워싱턴 선언’의 후속 조치의 일환이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실질적 대응 능력 향상을 위해 핵 폐쇄 검토와 합동 작전의 구체화, 위기관리, 작전 및 활동 강화 등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왼쪽)과 커트 캠벨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회의 관련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NCG, 1년에 총 4번 고위·실무급 회의 개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첫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미 동맹은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핵 기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업그레이드됐다”며 “이제 양국 확장억제는 NCG를 통해 한국과 미국이 함께 협의해 결정하고 함께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일체형 확장억제체제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우리 측에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미국 측에서는 커트 캠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태조정관, 카라 아베크롬비 NSC 국방·군축조정관 등이 참석했다.

이날 양측은 △기획 및 핵 폐쇄 대한 검토 △핵 작전시에 미국 핵자산과 한국 비핵자산 합동 작전에 대한 계획 구체화 △미국 핵전략자산(전략핵잠수함 등)을 정례적으로 한국에 배치하거나 이동시킴으로써 필요한 전략메시지의 주기적 발신 △위기관리계획과 위기 발생시 위기를 감소시키는 계획에 대한 구체화 △작전과 활동 강화 등 다섯 가지 분야를 구체화하기로 합의했다.

또 한미 간 시뮬레이션 훈련연습을 자주 실시하고 핵에 대한 전문성 제고를 위한 체계적 프로그램 신설 후 한국의 핵 관련 장교 전문가들을 워싱턴에 파견해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병행하기로 했다.

김 차장은 “핵과 재래식 전력에 대한 정보공유를 확대하고 어떠한 핵위기 속에서도 한미 정상 간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체계와 절차를 마련해나가기로 했다”면서 “한미 양측은 미국 핵 작전에 대한 한국의 비핵 전력 지원을 위한 공동 기획과 실행 방안을 강구하고 이를 위해 NCG가 중심이 돼 핵과 관련한 다양한 도상훈련과 시뮬레이션을 조율하고 이행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캠벨 조정관은 “저희에게 핵 억제만큼이나 분명한 신뢰를 갖고 있고 능력을 확신하고 있는 게 없을 정도로 분명한 자산”이라며 “현재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이것이 충분히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모든 조처를 강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미국의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역량에 의해 뒷받침되는 확장억제를 한국에 제공한다는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하고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회의를 통해 NCG가 핵 및 전략기획과 북한의 공격에 대한 대응 관련 지침을 포함한 양자 간 접근법을 논의하고 진전시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한미 NCG는 적절한 급에서 분기별로 개최될 예정이다. 고위급회의, 실무급회의를 번갈아 개최하면서 1년에 총 4번 정도 회의를 가진다는 계획이다. 다음 고위급 회의는 연말에 미국에서 열린다.

尹 “NCG 첫 발 뜻깊어…北 위협에 빈틈없이 대응”

윤 대통령은 이날 진행된 한미 NCG 회의장을 방문해 양측 대표단을 격려하며 “지난 4월 바이든 대통령께서 북한이 핵 공격을 하면 정권의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듯이, 북한이 핵 사용에 대해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핵 기반의 한미동맹으로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바이든 대통령과 채택한 ‘워싱턴 선언’에 따라 설립된 NCG가 첫 발을 내딛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NCG가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를 통해 고도화 되고 있는 북핵·미사일 위협에 빈틈없이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NCG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며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로 양국 정상의 의지를 속도감 있게 구체화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북한은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에 반발하며 주한미군 철수로도 비핵화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한미 NCG 출범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친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전날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은 확장억제 체제를 강화할수록, 군사동맹 체제를 확장할수록 우리를 저들이 바라는 회담탁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90년대부터 미국과 대화와 협상을 거듭해온 우리로서는 현 미 행정부가 들고나온 ‘전제조건 없는 대화’ 제안에 저들이 두려워하는 것을 멈춰 세우기 위한 술책이 깔려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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