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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기념회 '워킹스루·북콘서트'로…코로나가 가져온 新풍속

정재훈 기자I 2022.02.16 15:42:49

코로나로 달라진 출판기념회 풍경…수천명 운집한 ‘세 과시’ 옛말
임팩트 강한 ‘무대행사’…저자와 직접 이야기 주고 받는 콘서트도
철저한 방역관리 속 시민들과 1대 1로 만나 인사하고 기념 촬영도

[광주·파주·양주·고양=이데일리 정재훈 문승관 기자] “간소하네. 많이 달라졌어.”

코로나19가 선거 출마 후보자 출판기념회의 모습을 바꿔놓고 있다. 그간 출마자 출판기념회는 수천 명의 지지자 앞에서 대규모로 진행하는 ‘세 과시’의 형태가 대부분이었으나 코로나 시대를 맞아 그런 풍경은 온데간데없이 ‘워킹 스루’나 ‘북콘서트’, ‘사인회’ 형태로 행사를 간소화하거나 비대면 행사로 바뀌고 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이지만 새로운 정치 변화를 요구하는 유권자의 바람에 맞춰 출판기념회의 형태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워킹 스루’ 출판기념회 봇물

지난 13일 광주 남구 광주대 호심관에서 열린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의 출판기념회. 입구에서 방역패스를 증명한 뒤 입장하면 대형 스크린 대신 프로젝터를 이용해 벽 한쪽을 채운 화면에 주요 정치인의 영상 축사가 보인다. 행사장은 워킹스루 방식으로 진행했다. 책을 사면 줄을 서서 저자의 사인을 받는 방식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장 체류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에서 마련한 것이다.

최종환 파주시장이 자신의 출판기념회를 찾은 한 시민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사진=정재훈기자)
하루 앞선 12일 최종환 경기 파주시장도 파주출판도시 지혜의 숲에서 워킹스루로 출판기념회를 진행했다. 백신 접종 완료자만 입장할 수 있게 했고 내외빈 축하 영상으로 순서를 이어갔다. 최종환 시장은 “파주의 발전을 위한 생각을 담은 책을 보러 오는 시민 한 분, 한 분과 직접 인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다 한 공간 안에서 오래 머물지 않아도 되는 만큼 코로나19 방역에도 이런 방식의 출판기념회가 효과적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재준 고양시장도 킨텍스 1전시장 그랜드볼룸에서 워킹 스루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이 시장은 그랜드볼룸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방문한 시민과 만나 덕담을 나누고 책을 소개했다. 방문객들 사이로는 방역업체 직원이 수시로 다니면서 코로나19 방역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이재준 시장은 “코로나19로부터 최대한 안전성을 확보하면서도 많은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출판기념회 방식을 고민하던 끝에 워킹스루 방식을 생각했다”며 “고양시의 발전을 위한 고민과 그 결과를 담은 책에 대해서도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할 수 있고 시민의 생각을 들을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워킹스루’ 출판기념회를 진행한 이재준 고양시장이 책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정재훈기자)
북 콘서트·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 눈길

워킹 스루 기념회와 함께 북콘서트와 공연 등 이벤트 출판기념회도 관심을 끌었다. 장성군수 출마예정자 김한종 전라남도의회 의장은 지난 12일 장성문화예술회관에서 북콘서트를 진행했다. 김한종 의장의 46년 지기 군대 동기 개그맨 이홍렬의 진행으로 김 의장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광양시장에 도전하는 이용재 전남도의원도 지난 13일 광양읍 문화예술회관에서 ‘운명, 그리고 도전’ 토크 콘서트와 출판기념회를, 같은 날 원주시장에 출마하는 구자열 전 강원도지사 비서실장은 원주문화원에서 ‘그 길을 걷다’ 북콘서트를 열고 시민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다양한 이벤트로 눈길을 사로잡은 이벤트 출판기념회도 이어졌다. 전북 익산시장 출마예정자인 전 국토교통부차관 최정호 국가미래전략연구원 원장은 지난 12일 익산시 영등동 궁 웨딩홀에서 ‘더 큰 익산, 더 큰 미래’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4시간 동안 워킹스루 사인회와 함께 가야금과 피아노, 통기타, 댄스 등 공연프로그램, ‘최정호 청년 면접’, 밸런스 게임 등 색다른 형태로 진행했다.

같은 날 이희창 양주시의회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는 무용가 서승아의 ‘지신무’ 춤사위를 선보였다. 노년으로 분장한 서승아가 하얀 소복차림으로 춤을 추는 1인극을 연출했다. 약 13분간 이어진 서승아의 1인극 무대의 주제는 ‘양주시가 아프다’였다. 서승아가 무대에서 “양주시가 아프다”고 탄식을 한 뒤 준비해온 ‘박’을 산산조각내며 마무리하고 무대에 올라온 이 의원이 서승아를 등에 업으면서 마무리해 시장 출마의 변을 대신했다.

이밖에 다른 지자체 출마자의 출판기념회도 별도의 행사 대신 조촐하게 저자사인회와 함께 전시회로 대신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한 관계자는 “여야를 막론하고 이전 출마자 출판기념회는 강당 같은 데서 수천 명이 운집한 가운데 각자 세를 과시하듯 개최했다”며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간소하게 기념회를 여는 방식으로 점차 바뀌고 있고 시민도 이러한 방식을 더 선호하고 있어 새로운 출판기념회 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대인사 방식으로 진행한 이희창 양주시의회 의원의 출판기념회.(사진=정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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