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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지분 조정 선 그은 美…中의결권 확대 물건너가나

김겨레 기자I 2023.10.11 14:55:53

IMF 연차 총회서 회원국 지분 조정 논의
조정 땐 中지분 6.4%→14.4%로 美턱밑
최대주주 美, 사실상 조정 반대
올해 조정 불발되면 2028년에야 재논의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국제통화기금(IMF) 지분을 의미하는 출자할당액(쿼터) 조정에 미국이 선을 그으면서 올해 중국이 IMF 의결권을 확대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사진=AFP)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 IMF 쿼터 조정에 대해 “변화는 공유된 원칙에 기초한 합의된 틀 안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IMF 쿼터 조정을 통한 중국의 의결권 확대에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이다.

현재 IMF 쿼터 1위는 17.41%를 보유한 미국이며 다음이 일본(6.46%), 중국(6.39%) 순이다. 이는 지난 2010년 11월 정해 2016년 변경한 것이다.

최근에는 세계 경제에서 각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IMF 쿼터를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경제 성장 속도가 빠른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들이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도 쿼터 조정에 찬성하고 있다.

경제 비중에 따라 다시 출자 비율을 산정하면 미국(14.8%)에 이어 경제 규모가 급팽창한 중국(14.4%)이 근소한 차이로 2위로 올라선다. 이어 독일이 3위, 일본이 4위가 된다. 쿼터는 회원국 별 증자 금액을 결정짓는다. IMF 중요 사항에 대한 의결권 역시 출자 비율을 따른다. 한국의 경우 현재 쿼터가 1.8%로 16위이다.

IMF는 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 변화 등의 여파로 재정위기에 빠진 개발도상국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기금 증자를 계획 중이다. 증자에 앞서 국가별 쿼터를 새로 정하고 오는 12월 15일까지 증자 규모를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IMF는 운영위원회가 열리는 오는 14일 쿼터 조정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최대 주주인 미국은 쿼터를 조정하는 대신 현재 쿼터 비율대로 출연금 할당량을 늘리자고 주장하고 있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미국의 방안이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IMF는 5년마다 쿼터 조정을 논의한다. 올해 쿼터 조정이 불발되면 오는 2028년에야 재논의가 가능하다. 미국은 중국이 개발도상국 부채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등 IMF의 역할과 규범을 충실히 따르지 않는다고 비판해왔다.

브라질 재무부 고위 관료 타티아나 로지토는 “IMF가 쿼터 조정을 하지 않아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국가들은 (IMF가 아닌) 중국에 본사를 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같은 기관에서 개발 자금을 조달하도록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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