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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산인해' 주말거리, '유명무실' 방역수칙…4차 대유행 올라

이용성 기자I 2021.03.22 15:50:37

홍대·건대 등 번화가 주말 거리 '불야성'
서울시 '특별방역'에도…인파 감당 못해
경찰 "10시 연장 후 주취 신고 크게 늘어"
"아직 위험한 상황"…방역수칙 준수 당부

[이데일리 이용성 이상원 기자] 포근한 봄이 찾아오고, 1년 넘게 이어져 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사회적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사람들이 겉잡을 수 없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22일 기준 신규 확진자수가 6일 연속 400명대를 기록하는면서 감염증 대규모 확산 분수령에 놓여 있는 가운데 ‘코로나 4대 대유행’으로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0일 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매장 앞에서 귀가하지 않은 시민들이 모여 음식과 술을 마시고 있다.(사진=이상원 기자)
지난 주말 이데일리가 찾은 서울 도심 번화가 밤거리는 불야성을 이뤘다. 거리마다 사람들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몰려 제 속도를 내고 걸을 수 없을 정도였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더라면 코로나19가 상륙하기 전의 번화가 모습과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20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거리는 사람들로 꽉 찼다. 시민들은 감염증은 아랑곳 없다는 듯 주말 밤을 즐겼다. 식당과 술집이 모여 있는 골목은 비집고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로 빼곡했다.

식당·술집·카페 영업시간이 끝난 10시부터 거리는 ‘아수라장’이 됐다. 집에 돌아가기 아쉬운 취객들이 홍대 거리를 점령하거나 배회하면서 ‘5인 이상 모임’, ‘거리두기 유지’ 등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모습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마스크를 끼지 않은 이들도 눈에 띄었다. 불 꺼진 매장 앞이나 골목에도 인파가 몰렸다. 이들은 삼삼오오 둘러 모여 테이크 아웃 음식과 캔맥주를 마시며 새벽까지 유흥을 즐겼다.

서울시는 지난 17일 시민 밀집시설 등 30곳에 시·구청 관리자 등을 배치해 방역수칙을 점검하는 방안을 마련했으나, 공염불에 그쳤다. 이날 마포구청 관계자 등이 순찰을 나와 “집에 들어가시라”, “거리두기를 하고 떨어지시라”라고 안내했지만, 워낙 많은 인파가 몰려 힘이 부친 모습이었다. 마포구청 관계자 A씨는 “강제로 시민들을 해산시킬 수 없어, 방역 수칙을 안내하라고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19일 밤 서울 광진구의 한 번화가 거리에 인파가 몰린 모습.(사진=이용성 기자)
서울 광진구의 번화가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지난 19일 ‘불금’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이 번화가를 가득 메웠다. 좁은 골목을 걸을 때면 맞은 편에서 지나가는 사람과 서로 어깨가 맞닿을 정도였다. 식당과 술집 등에는 대기줄이 늘어섰다.

동네 주민은 우려를 표했다. 번화가 주변에서 거주하는 이모(29)씨는 “백신도 접종하고 있고,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하면서 최근 부쩍 사람이 늘었다”라며 “불과 몇 달 전과는 눈에 띄게 다른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모(26)씨 역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지 않고 일종의 긴장이 풀린 것 같다”며 “3차 대유행 이후 바로 4차 대유행이 오는 것 아니냐”라고 토로했다.

일선 경찰들도 최근 음주로 인한 신고가 늘어난 것을 체감한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구의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경찰 관계자는 “코로나 규제로 줄었던 주취 신고가 최근 다시 늘고 있다”며 “영업제한 시간이 9시였을 때는 주취 신고건수가 보통 한 건도 없거나 한 자릿수대를 넘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두 자릿수대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며 방역수칙을 지켜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현재 3차 유행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집단발생 증가로 감염이 더 확산될 경우에는 이전보다도 더 큰 규모의 유행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날씨가 따뜻해지고 봄 기운이 완연하지만, 아직 3차 유행이 계속되고 감염 위험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현재 아슬아슬한 정체 국면이 확산세로 전환하지 않고 감소세로 바뀔 수 있도록 항상 방역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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